빚투 열풍에 작년 증권사 이자수익만 1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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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수입도 2배 쑥 ‘5조6647억’
평균 연봉 2억 넘는 증권사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에게 돈을 빌려준 대가로 번 이자 수익만 약 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서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직원 평균 연봉이 2억 원을 넘는 증권사도 등장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7개 증권사들이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융자거래로 9970억 원에 이르는 이자수익을 거뒀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전년(7473억 원)에 비해서도 33.4% 늘었다.

신용융자는 증권사가 개인들에게 매매 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신용융자 잔액은 2019년 하루 평균 9조6787억 원에서 지난해 평균 13조1464억 원으로 늘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19조45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 1월에는 사상 처음 20조 원을 넘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빚을 내서라도 투자하면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이 벌어들인 국내 주식거래 수수료도 5조6647억 원으로 2019년(2조7173억 원)의 2배로 뛰었다. 해외 주식거래 수수료 수입은 ‘서학개미’ 투자 열풍으로 5446억 원에 이른다. 2019년(1634억 원)의 3배 이상으로 불어난 셈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증권사 직원들의 연봉도 18% 올랐다. 직원 평균 연봉이 2억 원을 넘는 증권사도 생겼다. 2020년 증권사별 영업보고서를 종합하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8개 대형 증권사의 직원 1인당 연간 급여는 평균 1억5296만 원이었다. 전년(1억3005만 원)에 비해 18%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의 직원 평균 연봉은 2억3121만 원으로 늘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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