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수제맥주 맛집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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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주류매출 급격히 증가
수제맥주 판매 증가율 500%
기존 와인-맥주 ‘미끼 상품’ 탈피
홈술족 늘면서 품목도 다양해져

편의점
 업계가 이색 수제 맥주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편의점 주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CU의 말표와 곰표 맥주, 세븐일레븐의 
유동골뱅이 맥주, GS25의 비어리카노(왼쪽부터) 등은 대표적인 이색 협업 상품이다. 각 사 제공
편의점 업계가 이색 수제 맥주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며 ‘편의점 주류 전성시대’를 이끌고 있다. CU의 말표와 곰표 맥주, 세븐일레븐의 유동골뱅이 맥주, GS25의 비어리카노(왼쪽부터) 등은 대표적인 이색 협업 상품이다. 각 사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편의점이 주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종전에는 대중성 있는 와인이나 맥주를 ‘미끼 상품’으로 팔던 수준이었지만 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을 타깃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4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매출에서 주류가 차지하는 비중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 최근 10% 수준까지 올라왔다. 편의점 주력 상품인 아이스크림, 빵 등 가공식품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10.3%에 이른 점을 감안하면 주류가 주요 매출품목으로 부각한 셈이다.

편의점 ‘주류 전성시대’의 문을 연 것은 수제맥주다. 지난해 1월 52년 만에 개정된 주세법이 수제 맥주 돌풍에 큰 몫을 했다. 술 종류와 출고량만 같다면 같은 수준의 세금이 부과되는 종량세로 주세 과세 체계가 바뀌면서 가격 경쟁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편의점 업계가 다양한 이색 협업 상품을 출시하는 데 기폭제가 되기도 했다. GS25, CU, 세븐일레븐 등 주요 편의점의 수제맥주 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500% 안팎에 달했다.

CU의 곰표와 말표 맥주, 세븐일레븐의 유동골뱅이 맥주 등은 대표적인 이색 협업 상품이다. 이런 제품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CU와 세븐일레븐의 지난해 1∼10월 수제 맥주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46%, 492.4%에 달했다. GS25에선 ‘광화문’ ‘경복궁’ 등 수제맥주 5종에 이어 지난해 12월 바리스타와 손잡고 커피가 가미된 수제 흑맥주 ‘비어리카노’를 선보였다.

편의점 와인 판매 증가율도 높은 편이다.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족’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도수가 낮은 와인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와인을 특화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는 이마트24는 지난해 1월부터 12월 14일까지 150만 병이 넘는 와인을 판매했다. 하루에 4300여 병, 1시간 180여 병, 1분 3병꼴로 판매된 셈이다. 매출도 덩달아 늘어 지난해 1∼11월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6.3%(2.7배) 증가했다.

편의점 주류 강세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다. 접근성이 뛰어난 편의점의 특성에 맞춰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오프라인에서 상품을 수령하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핵심이다. GS25는 와인, 위스키, 보드카 등 250종의 상품을 취급하는 모바일 앱을 통한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인 ‘와인25플러스’를 지난해 7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CU도 지난해 6월부터 멤버십 앱인 ‘포켓CU’를 통해 모바일 주류 예약 구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마트24는 O2O 서비스 가능 점포를 전국 3000개 점포로 확대했고, 주류특화 매장을 2400여 개까지 늘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취향에 따라 즐기는 술과 연령층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편의점 주류의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수제맥주#편의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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