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사람 중심 인공지능 생태계 구현해야

동아일보 입력 2020-12-28 03:00수정 2020-12-2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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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5월 고개를 들지도 기어 다니지도 못하던 세 살 아이의 미래를 인공지능(AI)이 바꾸어 놓았다. 단순 발달지연인 줄 알았던 아이가 ‘선천성 근무력증’을 앓고 있었다는 것을 민관이 함께 개발한 인공지능 진단 지원 프로그램 ‘닥터앤서’가 찾아낸 것이다. 신경전달 물질을 투여받은 아이는 한 달 만에 고개를 들고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인공지능이 우리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혁신하고 있음을 보여 준 좋은 사례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대통령께서 발표하신 ‘인공지능 기본구상’을 토대로 경제·사회 전반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마련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공지능 생(生)태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인공지능을 잘 활(活)용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며 ‘사람(人) 중심의 인공지능’을 구현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는 7월부터 본격 추진 중인 ‘디지털 뉴딜’과도 궤를 같이한다.

핵심 프로젝트인 ‘데이터 댐’ 구축은 각 분야의 데이터를 모아 인공지능 학습·개발의 기반을 닦고 전방위적 활용 확산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데이터 댐 추경사업을 통해 빅데이터 플랫폼은 기존의 금융·유통 등 10종 외에 농식품·라이프로그 등을 추가해 16개의 다양한 분야로 폭을 넓혔고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도 지난해 21종에서 191종으로 9배 이상 확대하면서 3만 개가 넘는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졌다. 그 과정에는 6000여 개 기업·기관이 이러한 인공지능·데이터 기반의 혁신에 동참하기를 원했던 만큼 관심도 뜨거웠다. 신청이 너무 많아서 모두 함께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에 인공지능·데이터 활용 바우처를 제공하고 인공지능 융합 성공사례를 만들어갈 ‘인공지능 융합(AI+X) 프로젝트’도 추진하며 마중물을 붓고 있다. 이렇게 갖춰지는 인공지능 생태계를 잘 돌아가게 만들 핵심요소는 한층 복잡, 방대해질 연산을 책임질 ‘인공지능 반도체’다. 그래서 반도체 강국으로서 관련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10월 ‘인공지능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마련하고 1조 원 규모의 차세대 지능형반도체 연구개발(R&D)도 닻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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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10만 핵심 인재 확보를 목표로 교원의 기업 겸직 허용을 법제화하고 인공지능 대학원을 확대하는 한편 각종 첨단 학과도 신·증설했다. 또 다양한 산업 분야의 재직자에게도 인공지능 교육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전국으로 교육 인프라와 과정을 확대하고 교원들의 인공지능 교육 이수도 의무화했다. 수준별, 단계별로 모든 이들에게 인공지능 역량과 소양을 길러줄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단, 인공지능 활용에 따른 부작용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부 인공지능이 특정 인종·성별에 편견과 왜곡을 드러낸 사례는 유명하고 인공지능의 편향성과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를 해소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지난주 ‘인공지능 윤리기준’을 제시했다. 이는 누구나, 어디서나 자율적으로 준수하는 규범이며 새롭게 제기될 인공지능 윤리 문제를 논의·발전시킬 플랫폼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함께 마련한 ‘인공지능 법·제도 정비 로드맵’도 충실히 이행해서 신기술과 구 제도의 간극을 메우는 선제적·종합적 법제 정비도 추진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올해 OECD 디지털정부 평가 종합 1위를 차지했고 ‘옥스퍼드 인사이츠’가 평가한 정부 AI 준비지수도 지난해 26위에서 7위까지 올라섰다. 민간의 혁신 의지와 정부의 뒷받침이 이끈 성과다. 그 노력과 성과의 지향점은 우리 삶을 편리하고 윤택하게 해줄 ‘사람 중심의 인공지능’을 만들어가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중소벤쳐기업#기업#산업#과학기술정보통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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