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나랏빚 폭증 아랑곳없이 지역구 챙긴 與野 실세의 몰염치

동아일보 입력 2020-12-04 00:00수정 2020-12-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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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그제 사상 최대인 558조 원짜리 내년 예산안을 통과시키면서 한국의 재정 상황에 빨간불이 켜졌다. 4년 만에 국가채무가 300조 원 가까이 늘면서 국가신인도를 위협하는데도 여야 정치인들은 지역구 예산 늘리기에 골몰하며 제 실속만 차린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기 양주 지역구에선 장흥∼광적 국지도 건설사업 예산이 정부 예산안보다 6억 원 늘었다. 정부안에 없던 하수관로 사업예산 3억5000만 원도 추가됐다. 경기 구리가 지역구인 법제사법위원장 윤호중 민주당 의원도 정부안에 없던 도시계획도로 예산 8억8000만 원, 하수처리장 예산 5억 원을 추가로 챙겼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의 대구 수성갑 지역구의 재해위험지역정비사업 예산은 11억4200만 원 증액됐고, 대덕산길 조성에도 정부안에 없던 10억 원이 반영됐다. 국민의힘 예결위 간사 추경호 의원의 대구 달성군 지역구에서도 산업단지 관련 예산 10억 원이 증액됐다. 경제위기 극복에 써야 할 예산들이 여야 실세들의 지역구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올해 예산안은 예결위원장과 여야 예결위 간사,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참여한 비공개 회의에서 막바지 조정이 이뤄졌다. 회의록조차 없는 비공식 회의여서 누가 어디를 얼마나 늘리고 줄였는지 알기 어렵지만 결과는 역대 최대 규모로 정부가 짠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의 5000억 원 증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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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통과하면서 예산 규모가 2조2000억 원 늘어나는 바람에 정부는 내년에 3조 원 이상의 국채를 추가로 발행해야 한다. 정부가 요청한 예산을 깎기는커녕 국회가 더 늘린 건 11년 만에 처음이다. 내년엔 세수(稅收)도 덜 걷혀 재정적자가 112조5000억 원이나 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나랏돈을 끌어다 지역구 예산 잔치를 벌이고 있으니 몰염치가 도를 넘었다.
#나랏빚#폭증#예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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