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계의 BTS’ 길러내 4차 산업혁명 혁신 이끌겠다”

울산=정재락 기자 , 지명훈 기자 입력 2020-12-01 03:00수정 2020-1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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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년 맞은 이용훈 UNIST 총장
이용훈 UNIST 총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울산울주강소연구개발특구가 올해 7월 UNIST를 기술핵심기관으로 지정해 협력 관계를 형성했다”며 “대학을 중심으로 혁신 성장을 이룬 미국 실리콘밸리나 리서치트라이앵글 신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UNIST 제공
울산 울주군 언양읍에 있는 UNIST(유니스트·울산과학기술원)는 가막못 저수지가 있는 허허벌판이었다. UNIST는 2009년 개교한 지 11년 만에 세계적인 과학기술 연구와 교육의 허브로 탈바꿈했다. 올해에만 네이처 등 세계 3대 과학저널에 매달 한 편씩 논문을 게재하며 기염을 토했다. 캠퍼스는 구글과 테슬라를 꿈꾸는 교수와 학생들의 창업 열기로 뜨겁다. 지난달 17일 영국 대학평가기관 THE의 ‘2021년 세계대학평가’에서 UNIST는 세계 176위, 국내 6위를 기록했다. 최근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용훈 총장은 “‘과학기술계의 BTS’를 길러내 혁신의 선도자(Leading Innovator) 역할을 하겠다”며 “울산시의 전통 제조업에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도시의 미래를 새로 쓰는 데에도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11년 동안 UNIST의 성장이 괄목할 만하다.

“KAIST 같은 유수의 대학이 20년간 쌓은 성과를 압축해 이뤄냈다. 앞선 총장 선배들이 잘 이끌고 울산시와 울주군 등 지역사회가 설립 초기부터 전폭적으로 지원한 덕분이다. 그 지원으로 아시아 최고 성능의 전자현미경 등 좋은 장비를 구입했다. 교내 연구지원본부가 운영하는 60종 400여 대의 장비(620억 원 상당)는 그때 마련됐다. 좋은 장비는 우수한 인재를 모이게 했고 다시 새로운 지원을 불렀다.”

―성과가 글로벌 평가에도 반영됐다.

“올해에만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3대 과학저널에 논문 12편(주 저자 9편)을 올렸는데 이는 규모가 2배 이상인 최고의 연구중심대학들과 비교하면 놀라운 성과다. 설립 초기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단을 3개 유치해 자연과학 분야 최고의 연구자들을 유치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 세계 대학의 논문 수준을 평가하는 라이던 랭킹에서는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내 1위다.”

―최근 취임 1년을 맞았다.

“우선 총장 중심의 학사 조직을 학과 중심으로 개편하고 3개의 단과대학을 신설해 자율성을 높였다. 인공지능(AI) 대학원을 유치해 9월 신입생을 받고 ‘AI 혁신파크’를 유치해 울산 남구 산학융합캠퍼스에 조성 중이다. 미래차연구소와 해수자원화기술연구센터를 세웠고, 반도체 소재부품 융합대학원, 스마트헬스케어연구센터, 그린수소실증화센터를 설립 또는 유치 중이다. 취임 당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약속한 대로 연구중심대학으로서 연구와 교육 혁신으로 21세기 과학기술을 선도하겠다.”

―‘과학기술계 BTS’ 육성이란 목표를 내걸었다.

“BTS의 성공 요인은 재능 있는 인재를 발굴해 각 분야 최고 전문가의 지도를 받게 하면서 동기부여를 한 데 있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 친환경 미래기술을 이끌기 위해 알파고의 아버지 데미스 허사비스 박사 같은 인재를 길러내겠다. 허사비스는 스스로 즐겁게 배우며 끊임없이 혁신한 인물이다. 10대에 게임 프로그래머로 성공했지만 다시 AI 분야에 도전해 알파고를 탄생시켰다. 현재 구상 중인 ‘챌린지(Challenge) 융합관’이 그런 인재양성의 요람이 될 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교과목을 개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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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공계 대학들이 관행적으로 필수과목으로 삼았던 물리, 화학, 생물, 수학의 이수요건을 줄였다. 그 대신 3차 산업혁명 시대 인터넷과 스마트폰, 4차 산업혁명 시대 AI를 공부하는 데 필요한 이산수학과 확률·통계, 매트릭스, 벡터 등을 저학년 때부터 배우도록 했다. 모든 전공들이 AI 융합 연구를 촉진할 교과목을 개발하도록 주문했다.”

―캠퍼스에서 창업 열기가 뜨겁다.


“UNIST가 배출한 창업기업은 112개인데 교원 창업기업이 51개사로 교원 전체(300여 명)의 16%에 이른다. 이들 창업기업의 민간 투자와 연구개발(R&D) 유치 자금은 2289억 원, 기업 추정 가치는 3851억 원이다. 이차전지를 연구하는 한 교수님은 650억 원을 투자받아 창업했는데 기업 가치가 1000억 원을 넘었다. 빅데이터 기반으로 질병을 진단하는 교원창업 1호 ‘클리노믹스’는 4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학생이 창업한 취미 강좌 플랫폼 ‘클래스101’은 200여 명을 고용하고 수백억 원의 매출을 올린다. 누구나 기술과 의지만 있으면 창업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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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친환경’을 연구의 키워드로 제시했다.

“두 기술이 미래 사회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AI는 국내 제조업 혁신은 물론 신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2050년 탄소중립’ 선언으로 ‘그린 뉴딜’과 더불어 친환경의 중요성이 높아졌다. 기후변화 대응은 세계적 관심사 아닌가.”

―전통 제조업 도시인 울산에도 AI가 필요한가.


“더 필요하다.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을 주력으로 하는 전통 제조도시 울산은 ‘스마트 산업도시’로 거듭나야 한다. 내년 AI 혁신파크가 문을 열면 부산울산경남의 300개 기업이 찾아와 AI를 공부하고 전통 산업을 혁신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다. AI 대학원이 길러낸 인재를 혁신파크에 투입해 지역산업 혁신을 지원하겠다.”

―네 가지 지역산업 혁신 연구 과제를 설정했다.


“첫 번째는 ‘미래 모빌리티’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가벼운 친환경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게 목표다. AI와 사물인터넷(IoT)이 적용된 미래 자동차는 ‘움직이는 스마트폰’이다. 올해 미래차연구소를 가동했는데 자동차 도시 울산에 혁신을 가져올 것이다. 두 번째는 ‘친환경 에너지’다. UNIST가 자랑하는 그린수소, 연료전지, 태양전지, 이차전지, 해수전지 연구 분야를 결합해 미래 동력을 만든다. 세 번째 ‘스마트 헬스케어’는 정밀 의료와 산업재해 특화 의료를 다룬다. 2025년 울산시가 조성할 산재공공병원과 UNIST의 바이오메디컬 분야 연구 역량을 결합하겠다. 마지막 ‘차세대 반도체’ 연구는 울산의 정밀화학기업과 연계해 반도체 소재부품 산업 육성에 기여할 것이다.”

―대학이 도시와 국가를 바꿀 사명이 있다고 했다.


“미국의 코넬대는 본교에서 떨어진 맨해튼에 공대를 두고 금융 산업을 지원하는 AI 기반의 핀테크 연구를 수행한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는 UNIST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과학기술계의 BTS 양성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 혁신에도 기여하겠다.”

울산=정재락 raks@donga.com·지명훈 기자
#이용훈 총장#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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