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김혜리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종양혈액과 교수(오른쪽)가 엄마의 간과 조혈모세포를 이식받고 면역억제제를 중단하는 데 성공한 유은서 양(13)을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간경화를 앓던 13세 환아가 엄마의 간과 조혈모세포를 차례로 이식받고 건강한 일상을 되찾았다.
26일 서울아산병원은 희귀 난치성 질환인 ‘과호산증후군’을 앓고 있는 유은서 양(13)에게 엄마의 간과 반일치 조혈모세포를 순차적으로 이식한 결과 면역 억제제를 완전히 중단하고도 간 기능과 조혈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는 ‘면역 관용’ 유도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과호산구증후군은 골수 이상으로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주요 장기를 공격하는 질환이다. 유 양은 2017년 이 병을 진단받은 뒤 장루 조성술을 받는 등 투병 생활을 이어왔다. 2023년에는 식도정맥류 출혈, 2024년에는 배에 물이 차는 복수 증상 등 간부전 합병증이 발생했고 같은 해 8월 어머니의 간을 이식받았다. 의료진은 병의 근본 원인인 골수 이상을 치료하기 위해 2025년 2월 어머니의 조혈모세포도 이식했다.
일반적으로 장기이식 환자는 면역세포가 이식 장기를 침입자로 간주해 공격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생 면역 억제제를 복용해야 한다. 그러나 유 양의 경우, 동일 공여자에게 받은 조혈모세포가 새롭게 면역 체계를 형성하면서 이미 이식된 어머니의 간을 외부 장기가 아닌 자기 것으로 인식하게 됐다. 서울아산병원은 “과호산증후군 소아 환자에게서 순차 이식으로 면역관용을 유도한 사례는 국내 최초”라고 설명했다.
조혈모세포 이식 후 유 양의 혈액세포가 100% 어머니의 세포로 대체되면서 더 이상 비정상적인 호산구를 만들어내지 않는다는 것도 확인됐다.
유 양의 어머니 박모 씨는 “은서가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해 친구들과 마음껏 간식을 먹지 못할 때 마음이 아팠다”며 “이제 약 없이 언제든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며 뛰놀 수 있게 돼 꿈만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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