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 경주마라톤 개최는 ‘위드 코로나시대’ 성공사례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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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레이스’ 이끈 주낙영 경주시장

주낙영 경주시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도시의 경쟁력은 높은 시민 의식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경주시민들의 연대를 보면서 천년고도의 역사를 만든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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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낙영 경주시장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래 도시의 경쟁력은 높은 시민 의식이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경주시민들의 연대를 보면서 천년고도의 역사를 만든 원동력이었다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고 말했다. 경주시 제공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한 명품 대회였습니다.”

주낙영 경북 경주시장은 27일 최근 성황리에 마무리한 ‘경주마라톤 언택트(비대면) 레이스’를 이렇게 평가했다. 주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동안 모든 대면 행사를 취소했다. 지역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주 시장은 이어 “매년 열리는 경주마라톤은 1994년 국내 처음 마스터스 부문을 도입하는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대회다. 여러 차례 고심한 끝에 개최했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경주마라톤은 ‘위드 코로나(with Corona·일상과 방역을 병행) 시대’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사례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26일 개막해 이달 8일까지 2주간 개최하면서 참가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방지했다. 매년 1만 명 이상 모였던 대회 참가 인원은 3000명으로 제한했다. 신청 기한 일주일 전에 마감되는 등 마라토너들의 관심이 높았다.

도심 교통 불편을 최소화하고 천년고도 가을을 만끽하며 뛸 수 있도록 코스를 다양화한 것도 성공 요소로 꼽힌다. 올해 국내 언택트 마라톤이 1, 2일 정도 열린 것에 비해 경주마라톤은 방역 강화와 관광 활성화를 위해 2주간 이어지면서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주 시장은 “기존 생각의 틀을 깨면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자리를 빌려서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대회 관계자와 공무원, 경주시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경주마라톤의 성공 배경은 또 있다. 대회 전 한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 방역당국을 긴장시켰지만 초기 대응을 철저히 해 추가 감염을 차단했다. 여기에 경주시민들의 높은 방역 의식도 한몫을 했다. 주 시장은 “초기 상당수가 해외 및 다른 지역 유입으로 인한 감염으로 밝혀졌다. 정밀 역학조사에 따라 감염 원인을 빨리 찾고 일부 시설은 코호트(동일집단) 격리 조치를 선제적으로 한 덕분에 대량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주시는 이번 경주마라톤 성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행정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40여 년 지역 최대 숙원 가운데 하나였던 ‘천북면 희망농원 환경개선’ 사업을 얼마 전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은 쾌거였다. 희망농원은 1959년 정부가 한센인 260여 명의 자활을 위해 경주 보문관광단지 일원에 조성한 양계장 마을이다. 1978년 보문단지 개발로 천북면 신당3리로 옮겼다. 주거 시설이 낡고 재래식 정화조와 하수관에서 심한 악취가 나는 등 환경이 열악하다. 발암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고 알려진 슬레이트 지붕을 아직도 쓰고 있다.

경주시는 시급한 슬레이트 철거와 낡은 하수관로 정비를 위해 정부에 국비 210억 원 지원을 건의했다. 국민권익위원회와 경북도, 대구지방환경청 등과 함께 회의를 열어 머리를 맞댔다. 경주시는 희망농원 주민과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한다. 주 시장은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낙후된 지역 발전의 전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의 역사문화관광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은 최근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주 시장은 “찬란했던 천년고도 왕경의 옛 모습을 복원할 수 있는 법적 기틀을 마련했다.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민관의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경주 발전의 초석이 될 ‘혁신원자력 연구단지’는 국책사업으로 확정됐다. 2025년까지 감포읍 일대에 7064억 원을 투자한다. 전문 연구진을 위한 ‘사이언스 빌리지’ 건립도 예산 1000억 원으로 별도 추진한다. 혁신원자력 연구단지의 경제적 파급 효과는 약 1조334억 원, 신규 일자리 약 7341명이 생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경주 전체 제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자동차 부품 산업도 변신을 꾀하고 있다. 미래 해외 시장의 변화를 대비해 차량용 첨단소재 성형 기술 고도화 센터를 건립하고 미래자동차 신소재 부품산업을 육성한다.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탄소소재부품 리사이클링 기반 구축도 한창이다. 주 시장은 “미래자동차 배터리 관리 시스템과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내 연구개발 통합지원센터 확장을 통해 자동차 신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면 경주의 새로운 심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옛 도심 활성화를 위한 도시재생 뉴딜도 활발하다. 2023년까지 250억 원을 투자하는 황오동 도시재생이 대표적이다. 도시재생본부를 신설하고 주민들을 위한 재생센터 및 대학을 운영하고 포럼을 열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청정 경주 동해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려갈 ‘어촌뉴딜’은 60여 개 공모에 뽑혀 예산 2519억 원을 확보했다.

이 같은 성과로 주 시장은 최근 대한민국헌정회가 수여하는 자치행정부문 대상을 받았다. 주 시장은 “경주시민들이 보여준 연대와 협동의 아름다운 정신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큰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민선 7기 임기 동안 ‘역사를 품은 도시, 미래를 담는 경주’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경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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