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검증위원 일부 “부울경TF로부터 강한 압박… 두려움 느꼈다”

김지현 기자 , 강성휘 기자 , 이새샘 기자 입력 2020-11-19 03:00수정 2020-11-1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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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백지화 결정’ 내부 이견 노출
“외압 거세 일부 위원 사의표명… 경제성 검토 빠져 편향 불가피
법제처 유권해석으로 결론 바뀌어”
“팩트만 발표… 압력 무관” 반론도
김해신공항 계획도. (부산시 제공) 2020.11.17/뉴스1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17일 10개월 넘게 이어진 검증 작업 끝에 “김해신공항 추진은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검증위에 참여한 검증위원 가운데 일부는 “외압” “압박” 등을 언급하며 하루 만에 결정과 다른 목소리를 냈다. 2016년 결정된 김해신공항 사업을 4년 만에 백지화시킨 검증위 결과 발표에 대해 검증위 내부에서 상당한 이견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A 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보고서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검증위원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의사결정 과정에 외부 압박을 받은 적이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가 있었다”며 “그 결과 상당수가 특히 부산울산경남의 김해신공항 TF로부터 상당히 강력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김해신공항 TF는 2018년 지방선거 이후 부산(오거돈 전 시장) 울산(송철호 시장) 경남(김경수 도지사)에서 나란히 당선된 민주당 단체장들이 함께 만든 조직이다. 이 위원은 “개인적으로 여러 통의 문자메시지 등을 받으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검증위원들이 자신들의 실명 공개도 원치 않았던 배경”이라고 전했다. 일부 젊은 위원들은 두려움을 느낀다고도 토로했다고 한다. 일부 분과 위원회에서는 “정신적 스트레스가 너무 크다”며 중간에 사의를 표명한 사람도 있었다.

전날 김수삼 검증위원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검증 결과 발표 자리에서 여러 차례 ‘압박’이라는 단어를 직접 쓴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그는 “검증위에 사회적 정치적 압박도 가해졌지만 그런 부분을 말씀드리지 않았다”며 “우리는 보고서로만 이야기한다는 입장이며, 다른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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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위원은 검증 자체가 사실상 편향된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도록 설계됐다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B 위원은 “왜 (김해신공항에 더 유리한) 경제성 분석은 하지 않았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데, 애초에 국토부와 부울경이 합의해서 우리에게 제시한 ‘4개 분야(안전, 시설운영·수요, 소음, 환경) 22개 항목’에 대해서밖에 검증을 할 수 없었다”며 “시험지 자체에 경제성 분석이 없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김해공항 전체를 들여다보라는 책무가 주어지지 않았고, 주로 기술적인 부분에 치중해 답변하다 보니 그렇게 결론이 난 것”이라고 했다.

결론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C 위원은 “김해신공항에 ‘근본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검증위 결과가 우리가 냈던 결론과 다르다”며 “우리는 국토부가 보완하는 조건으로 김해신공항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법제처 유권해석은 기술적인 내용이 아니고 절차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 큰 변수가 아닐 것이라 생각했는데 막판에 법제처 문구가 들어오면서 결론이 확 바뀌었다”며 “검증위 보고서와 보도자료 간 상당한 뉘앙스 차이가 있는 이유”라고 했다.

반면 한 위원은 “검증위에서 발표한 건 팩트”라며 “검증위가 정치권에서 압력을 받아 신공항을 무산시킨 걸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말을 아끼는 위원들도 적지 않았다. 한 위원은 압박을 느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을 못 하겠다”고 했고 또 다른 위원도 “일을 다 마치고 뒷이야기를 하는 건 옳지 않은 것 같다”며 답변을 피했다. 검증위는 김 위원장을 비롯해 항공 교통 등 관련 분야 교수 및 협회 이사 등 민간 전문가 21명으로 구성됐다.

김지현 jhk85@donga.com·강성휘·이새샘 기자


#김해신공항 추진#검증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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