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바깥 수십명 거리두기 없이 구호…집회후 뒤풀이 식사

김태성기자 , 강승현 기자, 최우열 기자 입력 2020-11-16 01:00수정 2020-11-16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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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국민 일상 위협” 비판
대회장 바깥서 구호…울산선 2500명 행진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민노총 주최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본대회장 바깥의 집회 참여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대회장 바깥은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같은 날 울산 남구 태화강 인근에서 열린 민노총 울산본부 집회에는 약 2500명이 참가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울산=뉴스1
14일 오후 2시경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 도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의 집회 현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지침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었다. 참가자들은 발열 체크와 명부 작성을 하고 번호표를 받은 뒤에 펜스를 통과해 집회에 참여했다. 서울시 지침에 따라 100명 미만만 참석할 수 있고, 의자 간 간격도 2m 이상 확보돼 있었다.

하지만 펜스 밖 상황은 달랐다. 인원 초과로 밖에 남은 참가자 40여 명은 다닥다닥 붙어 앉아 집회 구호를 따라 외쳤다. 몇몇 참가자는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물을 먹기도 했다. 주최 측이 “거리 두기를 지켜 달라”고 여러 번 요청했지만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바깥 인원까지 고려하면 100명을 훌쩍 넘겼지만 경찰도 별다른 제지에 나서지 않았다.

○ 서울만 90여 곳에서 집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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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등에 따르면 민노총은 14일 영등포구 여의도에서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시간 마포구에서 민노총 산하 민주일반연맹이 집회를 갖는 등 민노총 관련 집회가 36건에 이르렀다. 종로구와 서초구 등에선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서울의 집회 건수는 43건이었으나 행진 등 이동이 많아 90여 곳에서 열렸다. 서울과 지방을 합치면 이날 전국의 집회 참가자는 약 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회 자체는 별다른 사고 없이 무난히 진행됐으나, 주변에선 방역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참가자들이 외부에 밀집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집회를 마친 뒤 군데군데 모여 함께 식사를 하기도 했다. 한 방역당국 관계자는 “집회와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어 제재하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 여의도 역시 집회 뒤 주변 식당에 모여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오후 5시경 한 식당에선 참가자 10여 명이 모여 술을 마셨으며, 또 다른 식당에선 전현직 간부 등 16명이 함께 모이기도 했다. 이들은 “밥만 먹으러 왔다. 모임을 갖는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보수단체 집회도 상황은 엇비슷했다. 일부 참가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으며, 행진 과정에서도 거리 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 울산 2500명 민노총 집회 참가


이날 민노총 집회는 서울에서만 열린 게 아니었다. 부산과 대전 등 전국 12개 시도에서 민노총 지역대회가 열렸다. 울산 태화강 인근에선 약 2500명이 집회에 참가했고,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 앞에도 700명이 넘는 인원이 모였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서울 이외의 지역은 집회 참여 인원을 100명 미만으로 제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경찰은 몇몇 집회 참가자들의 불법행위 여부에 대해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여의도 등에서 열린 민노총과 산하·가맹조직 집회에서 채증한 자료를 분석해 불법행위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민노총 등이 영등포구 지하철 1호선 대방역과 서울남부고용지청 인근에서 행진하는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없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영상 등 자료 분석을 마치는 대로 집회 참가자들과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집회에 차별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 정부는 물론 여당, 서울시, 경찰은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보수집회 때는) 방역에 열을 올리던 정부가 ‘자제 요청’으로 슬그머니 발뺌한다”고 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대변인은 “민노총 집회는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 시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성 kts5710@donga.com·강승현·최우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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