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임대-지분적립형, 시간 걸리고 약효도 의문

김호경 기자 입력 2020-11-14 03:00수정 2020-11-1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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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검토하는 전세난 대책은
도심에 매입할 빈집 많지않고 재원 한정
지분적립형, 2023년부터 서울에 공급
“규제 더할 때 아니라 덜어내야 할 때”
정부는 전세대책으로 매입임대와 전세임대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임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빈집을 사서 개·보수한 뒤 시세보다 싼 임대료로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전세임대는 LH 등이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먼저 맺고 이를 더 저렴하게 전세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두 가지 방식 모두 공공임대 주택을 새로 짓는 것보다 빨리 공급할 수 있고 기존 부동산 정책과 충돌하지 않다 보니 정부가 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카드로 꼽힌다.

문제는 ‘가성비’다. 매입할 빈집을 찾는 데에만 통상 수개월이 소요돼 즉각적인 공급 확대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전세난이 이미 심각한 도심에 매입할 빈집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재원은 한정돼 있다 보니 마냥 매입임대를 늘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채당 매입비용을 2억 원으로 잡아도 1만 채를 공급하려면 2조 원이 필요하다”며 “공급 가능한 물량이 워낙 적어 전셋값 안정 효과는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전세 대책에 포함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입주자는 초기에 집값의 20∼25%만 내고 나머지는 20, 30년에 걸쳐 분납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르면 2023년부터 서울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낮추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단기 처방은 아니다. 월세 세액공제 확대 역시 일부 월세 세입자의 금전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지만 전세 시장과는 무관해 근본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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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기존 부동산 정책과 충돌하지 않는 전세 대책은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의 전세대란은 저금리 상황에서 정부의 규제가 도화선으로 작용해 나타난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과거 전세대란 때처럼 전세대출을 확대하거나 금리를 내릴 수도 없다.

심 교수는 “집주인들이 월세를 다시 전세로 돌리면 과감한 세제 혜택을 줘 전세 공급을 늘리거나 대출 규제를 풀어 전세 수요를 매매로 돌려야 한다”며 “기존 정책과 정반대로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 역시 “이젠 더할 때가 아니라 덜어내야 할 때”라며 “전월세상한제, 보유세 인상 등 전세난을 유발한 규제 중 덜 중요한 순서대로 풀어 시장의 수요-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전세 대책#매입임대#지분적립형 분양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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