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성과 발표한 날, 주식 판 화이자 CEO

신아형 기자 입력 2020-11-12 03:00수정 2020-11-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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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화이자 주가 15% 급등… 자사주 13만주 62억원에 팔아
회사측 “사전계획… 문제 없어”
“합법적이라도 여론 안좋아” 비판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알베르트 부를라 최고경영자(CEO·59·사진)가 9일 자사주 약 13만 주를 556만 달러(약 62억 원)에 매도한 것으로 드러나 비판을 받고 있다. 이날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으로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임상 결과를 발표했고, 이로 인해 뉴욕증시의 화이자 주가는 약 15% 급등했기 때문이다.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화이자 측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주식 매각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규정을 따랐다. 사전에 결정된 계획의 일부”라며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 규정은 상장기업 내부 인사가 보유한 해당 기업의 주식을 미리 정한 날짜와 가격에 매도할 수 있도록 했다.

부를라 CEO가 사전에 9일을 자사주 매도 시점으로 잡았다고 하더라도 화이자가 왜 같은 날 굳이 중간임상 발표를 해야 했느냐는 의문은 남는다. 주가 급등이 예상되는 이런 대형 발표의 시점을 회사 측에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급등한 날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도한 것은 누가 봐도 석연치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매각이 합법적이더라도 여론은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부를라는 1961년 그리스 테살로니키에서 유대계 후손으로 태어났다. 1993년 화이자에 입사했고 지난해 1월 CEO에 올랐다. 지난해 기준 1790만 달러(약 19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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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올해 5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할 당시 백신의 임상 첫 단계 성공 사실을 밝힌 미 생명공학기업 모더나의 주요 경영진 또한 주가가 급등한 시점에 자사주를 대거 매도해 구설에 올랐다. 스티븐 밴슬 CEO 등 경영진 5명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약 8900만 달러 이상의 주식을 매도했다. 이들 역시 “매각 날짜를 사전 예약했으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신 성공을 확신했다면 주가가 더 오를 텐데 왜 굳이 서둘러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도하느냐”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화이자 백신#자사주 매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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