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약 오래 복용하면 골절 부르기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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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 뼈 그대로 남아 쉽게 부러져
5년 이상 복용 시 1, 2년 쉬어야

골다공증(뼈엉성증)은 뼈의 강도가 약해져 살짝 넘어지거나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쉽게 골절(뼈 부러짐)이 되는 상태를 말한다. 자칫 생명이 위험할 정도로 심각한 골절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50세 이상의 성인이 가볍게 넘어졌는데 뼈가 부러지는 것은 대개 골다공증의 신호다. 특히 손목, 척추, 고관절이 부러진다면 2년 이내에 다시 골절될 위험이 매우 높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은 두 명 중 한 명꼴로, 50세 이상 남성은 다섯 명 중 한 명이 생애 동안 골다공증 관련 골절을 경험한다.

골다공증 질환에 사용하는 약은 뼈의 형성을 촉진하거나 뼈 흡수를 억제해 뼈의 양이 감소하는 것을 막거나 양을 증가시키는 약물이다. 하지만 이런 골다공증 약이 오히려 골절을 유발할 수도 있다.

형성된 지 오래된 뼈는 충격이나 살짝 금이 간 미세골절이 생길 수 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골 흡수가 이뤄지고 손상된 뼈는 새로운 뼈로 대체된다.

그러나 골 흡수를 억제해 뼈의 양이 줄어드는 것을 막아주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을 오래 복용한 사람은 손상된 뼈가 그대로 남아 쉽게 부러지는 비전형적 대퇴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오래된 뼈다 보니 말랑하지 않고 푸석한 분필처럼 ‘똑’ 하고 쉽게 부러진다. 일반적인 골절 형태처럼 날카롭지 않고 뭉뚝하게 튀어나오면서 금이 가 있는 형태를 보이기 때문에 비전형적인 골절이라고 한다.

걸을 때 허벅지 바깥쪽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앉아있거나 쉴 때 통증이 사라진다면 비전형적 대퇴 골절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골다공증 약을 장기 복용한 경우 통증이 발생한 부위를 주먹으로 두드릴 때 시원한 것이 아니라 심하게 아프다면 가능성이 높다. 통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고 절룩거림이 발생한다. 허벅지 통증은 척추 질병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흔한 데 척추 질환이 원인인 경우에는 통증이 있는 부위를 두드릴 때 아픔이 별로 없고 절룩거림이 심하지는 않다. 더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해서는 X선을 찍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골다공증 약의 체내 흡수를 높이고 부작용의 위험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정해진 복용법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물의 복용기간은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복용기간이 길수록 골절이 발생할 확률은 올라간다.

김태영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약물은 뼈를 녹이는 파골세포를 없애서 뼈가 더 이상 녹지 않게 하는 원리”라며 “지속적으로 5년 이상 복용했다면 1, 2년 쉬었다가 다시 복용하거나 다른 약물과 함께 복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비전형적 골절이 발생하면 통증이 경미한 경우 약물치료를 시작한다. 약물은 뼈를 형성하는 골다공증 약제인 테리파라타이드 성분의 피하 주사 약제를 사용한다. 3개월 정도 사용하면 통증이 호전된다. 6개월 정도 지나면 통증이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통증이 심하거나 약물치료에도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예방적 수술을 하기도 한다.

평소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골밀도 유지를 위해서는 칼슘과 칼슘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를 충분히 섭취하도록 한다. 지나친 육류와 나트륨 섭취는 칼슘 배출량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 또 근력과 균형감각을 키워주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낙상과 골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헬스동아#건강#헬스#골다공증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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