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강기정 당시 靑수석에 주려고 5000만원을 이강세에게 전달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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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전주 김봉현, 재판에서 증언
강 前수석 “완전한 사기, 날조”
이강세는 “강 前수석에 전달안해”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수감 중)이 라임의 구명 로비를 위해 “강기정 당시 대통령정무수석에게 줄 인사비 5000만 원을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에게 건넸다”고 8일 법정에서 증언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이환승)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표에 대한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7월 27일 저녁 서울 강남구 한 호텔 커피숍에서 이 전 대표를 만나 쇼핑백에 든 현금 5000만 원을 건넸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같은 날 이 전 대표로부터 ‘내일 청와대 수석을 만나기로 했는데 인사비가 필요하다’는 연락을 받고 호텔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이어 “이 전 대표가 (강 전 수석을 만난 뒤) ‘인사하고 나왔다’고 연락을 해와 돈이 전달된 것으로 이해했다”며 “이 전 대표로부터 ‘수석이란 분이 김상조 실장에게 직접 전화해서 화내듯이 강하게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지난해 7월 27일 오후 8시 28분경 서울 강남구 한 호텔 커피숍에서 이 전 대표를 1시간 동안 만난 사실을 택시 결제 내역 등을 통해 확인했다. 이 전 대표가 같은 날 오전 강 전 수석과 통화한 뒤 곧바로 김 전 회장에게 전화를 건 통신 기록도 확보했다.

이 전 대표가 호텔 만남 다음 날 오후 청와대 집무실에서 강 전 수석을 면담한 사실도 검찰 수사로 밝혀졌다. 검찰은 이 전 대표가 이 면담 후 강 전 수석으로부터 받은 개인 이메일 주소로 라임 측 입장 자료 4건을 전달한 사실도 확인했다.

김 전 회장은 수사 초기부터 강 전 수석에게 5000만 원을 줬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 김 전 회장은 검찰에서 “지난해 7월 라임사태 관련 언론 보도가 나온 뒤 정관계 로비를 위해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을 만나기도 했다. 그러던 중 ‘더 센 카드’인 강 전 수석에게 빨리 해보자고 얘기한 것이다”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6월 구속 직후 검찰에서 “김 전 회장과 호텔에서 만난 적이 없다”고 주장하다 검사가 증거를 들이밀자 결국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김 전 회장을 만나 이튿날 강 전 수석과 만나는 일을 얘기했고 1000만 원을 건네받았다. 하지만 라임 관련 기자회견에 기자들을 모아달라는 이유로 받은 돈이고 강 전 수석과는 관련이 없다”며 강 전 수석에게 돈을 전달한 의혹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강 전 수석에게 돈을 전달했다는 김 전 회장 진술 등을 토대로 이 전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이에 대해 강 전 수석은 “금품 수수 내용은 완전한 사기, 날조”라며 “금품 수수와 관련해 한 치의 사실도 없으며 민·형사를 비롯해 할 수 있는 모든 법적 대응을 강력히 취하겠다”고 부인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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