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배터리 분사 추진, 17일 승인 예정…“대규모 투자금 유치 기대”

홍석호 기자 입력 2020-09-16 17:28수정 2020-09-16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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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열린 에너지 신산업 전시회 ‘에너지 플러스 2019’에서 방문객들이 LG화학 전지차용 배터리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동아일보 DB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맡고 있는 전지사업본부의 분사를 추진한다. 미래 성장성이 큰 배터리 사업을 물적 분할해 LG화학의 100% 자회사로 만들고, 추후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하겠다는 목적이다.

16일 배터리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LG화학은 1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확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지사업본부는 자동차전지, 소형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생산하고 있다. LG화학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부문을 비롯해, 전지, 첨단소재, 생명과학 부문등 4개 사업본부가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해 왔다.

분사 방식은 물적 분할 방식이 유력하다. 물적 분할은 분할로 떨어져 나가는 신설법인이 발행하는 주식 전부를 존속법인, 즉 LG화학이 갖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LG화학은 석유화학 사업이 벌어들인 돈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최근 석유화학 업황은 침체돼 온 반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급성장해 추가 설비 투자 및 연구개발(R&D)에 더 많은 투자금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LG화학이 수주 받은 물량을 소화하기 위한 현지 공장 신설 및 증설 등에만 매년 3조 원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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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사업방식이 서로 다른 석유화학과 전지사업이 함께 있어 투자 유치에 있어 전지사업부문이 저평가를 받았다는 지적도 제기돼 왔다. 이 때문에 LG화학은 전지사업본부 분사를 꾸준히 검토해 왔다. 2011년에도 LG화학이 전지사업부문을 분사한다는 보도가 나온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도 다시 분사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LG화학이 결국 올해 분사 카드를 꺼낸 것은 최근 전지사업의 손익구조가 개선된데다 세계 1위 배터리 사업자로서 자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지 사업은 올해 1분기(1~3월) 51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분기(4~6월) 분기 사상 최대 매출(2조8232억 원), 영업이익(1555억 원)을 기록했다. LG화학 차동석 부사장(CFO)은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구조적인 이익 창출 기반을 마련한 것은 큰 의미”라고 말했다.

게다가 올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1위 자리를 굳힌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상반기(1~6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24.6%를 보이며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 경쟁업체를 제쳤다.

배터리 업계관계자는 “LG화학 전지사업본부가 독립법인이 되면 향후 지분 매각과 IPO 등을 통해 대규모의 투자자금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물적 분할방식을 택했기 때문에 LG화학이 신설 배터리 회사의 지분 100%를 갖게 돼 지배력을 유지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분사 임박 소식이 알려진 이날 LG화학 주가는 전일대비 3만9000원(5.37%) 하락한 68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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