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야구선수가 자전소설 펴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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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졸업반 강인규… 고교선수 시절 최다홈런상
MVP-타점상 등 휩쓸며 주목, 경험서 나온 생생한 묘사 돋보여

2016년 5월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강인규 선수가 최다홈런상을 수상한 모습. 강 선수의 모교인 덕수고는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동아일보DB
2016년 5월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강인규 선수가 최다홈런상을 수상한 모습. 강 선수의 모교인 덕수고는 이 대회에서 우승했다. 동아일보DB
평생 야구 배트만 휘두르던 굳은살 박인 손이 펜을 쥐니 생생한 자전 소설이 탄생했다. 고려대 체육교육과 졸업반 강인규(23)가 장편소설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북레시피·사진)을 펴냈다. 현역 야구선수가 소설을 낸 건 한국 야구 역사상 처음이다.

작품은 주인공 강파치가 고교야구를 시작하는 시점부터 졸업을 앞두고 마지막 대회를 치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린 야구 성장소설이다.

올해 강준혁에서 강인규로 개명한 작가는 다소 늦은 중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많은 어려움과 슬럼프를 딛고 고교선수로서 활짝 피었다. 덕수고 졸업반인 2016년 황금사자기 대회 최다홈런상을 받았고 이어 열린 청룡기 대회에서는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상, 타점상을 휩쓸었다. 작가 자신이 겪은 희로애락이 주인공 강파치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소설은 현장감이 뛰어나다. 강파치가 몸을 풀고 타석에 들어설 때 느끼는 중압감, 타점을 올리는 순간의 짜릿함, 경기를 앞두고 팀원들이 같이 울고 웃는 모습 등등 작가가 직접 선수로 뛰며 필드와 라커룸에서 경험한 생생함이 묻어난다.

작가는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날마다 야구일지를 써왔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훈련이나 경기를 마치고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노트북을 켜놓고 틈틈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4년 내내 높은 평점을 받아 성적으로 장학금도 받았다.

제목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은 그가 좋아하는 야구 규칙이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던진 공을 타자가 헛스윙 했지만 포수가 받지 못한 상태를 말한다. 기록상 삼진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1루까지 전력 질주해 세이프 판정을 받으면 진루할 수 있다. 선수로서 그의 야구 철학이 담겨 있다.

“야구를 사랑하는 동료 그리고 우리를 있게 해준 팬 모두에게 작게나마 즐거움과 감동을 주고 싶어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전해지길 바랍니다.”

작가는 21일 열리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제2차 신인드래프트에 신청한 상태다. 프로 구단이 그를 지명하면 프로선수로 야구장에 설 기회를 얻게 된다. 그가 곧잘 인용하는 미국 메이저리그 레전드 포수 요기 베라의 말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It ain‘t over till it’s over).’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야구선수#자전소설#강인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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