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코로나 블루… 치료제는 위로와 격려[광화문에서/신수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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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무섭게 확산되면서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들이 많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말한다. 집에만 갇혀 있는 답답함을 호소하는 ‘집콕’이든 생계 때문에 감염 공포를 안고 ‘집 밖’으로 나가든 코로나19는 모두의 심신을 지치게 한다.

코로나 블루는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팬데믹 시대에서는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감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정신보건 위기를 우려하며 대응을 촉구했다. WHO 미주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카리사 에티엔 사무국장은 “바이러스에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과 불확실한 미래, 우리를 압도하는 뉴스와 잘못된 정보들,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외로움과 고립감 때문에 우리 모두 고통스럽다”고 했다.

25일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코로나19에 따른 상담 건수는 2월 17일부터 이달 21일까지 40만3432건으로 집계됐다. 알바몬이 24일 20대 성인 남녀 44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70.9%가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에 일자리 감소로 취업이 안 될 것 같은 불안이 겹쳐 이들을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재난정신건강위원회,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음건강지침을 내놨다. 감염병으로 인한 마음의 고통을 덜기 위한 심리방역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담긴 조언을 몇 가지 소개해본다. 불안은 지극히 정상적인 감정으로 이를 받아들인다. 뉴스는 시간을 정해 놓고 필요한 만큼만 본다. 가족과 친구, 동료와의 소통을 지속한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고 깨려고 노력한다. 어렵지만 나에게 도움이 되는 가치 있는 활동을 늘린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지만 오프라인 상담이 여의치 않은 이들을 위해 국립정신건강센터는 ‘마성의 토닥토닥’ 앱을 선보였다. 부정적인 사고를 수정해 우울함을 감소시키고 정서조절을 도와주는 마음 성장 프로그램이다. 앱을 개발한 고려대 허지원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인이 운용할 수 있는 환경은 1차적으로 자신의 마음 환경”이라며 “왜곡되고 부정적인 생각을 완화해 우울감을 줄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다.

주변을 보니 자신만의 방법으로 힘든 시간을 버텨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돼 이전보다 현재를 즐기며 살게 되었다는 이도 있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 좋았다는 이도 있다. 식물 기르기, 홈트레이닝, 인테리어 등 집에서 하는 새로운 취미생활을 찾아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는 이들도 많다.

긍정적인 감정과 행동은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우리 모두를 응원한다.

신수정 디지털뉴스팀 차장 crystal@donga.com
#코로나19#코로나블루#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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