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음식 낭비말라” ‘먹방’ 콘텐츠 집중단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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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쓰레기 관련법 제정 지시… ‘대식가’ 등 동영상 검색어 사라져
美中 갈등-홍수에 ‘식량안보’ 강조… 차이잉원 “美와 FTA협상 시작” 제안

2013년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라”는 지시를 내렸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년 만에 또 ‘잔반(殘飯·먹고 남은 음식)’ 줄이기 운동을 재개했다. 미중 갈등, 남부 대홍수, 돼지고기 옥수수 등 식품 값 급등 등으로 내부 불만이 팽배한 상황을 대대적인 선전운동으로 희석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관영 신화왕(新華網)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1일 “음식 낭비 현상에 가슴이 아프다. 단호히 막아야 하므로 관련법을 제정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풍년이라도 식량안보에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올해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는 만큼 경각심을 가지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먹방(먹는 방송)’ 콘텐츠도 집중 단속할 뜻을 밝혔다. 이미 더우인, 콰이서우 등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대위왕(大胃王·대식가)’이란 검색어가 사라졌고 유명 먹방 계정도 속속 삭제되고 있다. 관영 중국중앙(CC)TV 역시 ‘먹방’의 문제점을 질타하는 보도를 내보냈다. 외식업계에는 손님 수보다 1인분을 적게 시키자는 뜻의 ‘N―1’ 운동이 불고 있다. 일부 식당은 보증금을 먼저 받은 후 음식을 많이 남긴 고객에게 이를 돌려주지 않는 정책을 도입했다.

미국의 중국 압박도 계속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2일 “중국에 매우 화났다. 끔찍한 질병을 막았어야 했다”며 중국의 코로나19 대처를 문제 삼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옛 소련보다 중국 공산당의 위협이 훨씬 맞서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뉴스는 조만간 미국이 곧 미국 내 공자학원을 제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공자학원이 교육기관의 외피를 두른 공산당 정보기관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 권력 서열 3위 리잔수(栗戰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4위 왕양(汪洋)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의 가족들이 홍콩에 최소 5100만 달러(약 604억 원) 이상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의 큰누나 치차오차오(齊橋橋)는 드러난 것만 최소 1900만 달러(약 225억 원)의 고급 빌라를 보유해 미국의 홍콩 제재가 강화되면 이들의 재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전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11일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의 화상 세미나에서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1979년 양국 단교 후 미 최고위 인사인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의 대만 방문 직후 발언이 나왔다는 점에서 양국이 사전 공감대를 가졌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만은 미국과의 FTA를 원했지만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는 중국을 의식해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시진핑#먹방콘텐츠#단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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