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년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오는 미군기지 ‘캠프마켓’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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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야구장 부지 10월 개방
건축물 조사-환경정화 작업 끝내고 순차적으로 시민들 출입 허용키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있는 미군기지인 캠프마켓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있는 미군기지인 캠프마켓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인천 부평구에 있는 미군기지 캠프마켓(전체 면적 44만 m²)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캠프마켓 1단계 반환구역(21만765m²) 가운데 남쪽 야구장 부지(10만804m²)를 10월부터 영구 개방한다고 6일 밝혔다. 환경정화작업이 마무리된 4만2000m²를 먼저 개방하고, 나머지는 근대 건축물 조사와 환경정화가 끝나는 대로 순차적으로 시민들의 출입을 허용할 계획이다.

시는 현재 제빵공장이 가동 중인 2단계 반환구역(21만6983m²)은 아직 반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이 구역과 경계를 구분 짓는 담장을 9월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이번에 개방되는 남쪽 야구장 부지에는 캠프마켓의 역사를 알리고, 정보를 제공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참여 공간인 ‘인포센터’를 설치하기로 했다. 480m² 규모의 기존 건축물을 개보수해 사용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캠프마켓을 ‘역사가 살아 있는 녹지·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4월부터 캠프마켓의 올바른 개발 방향과 재원 조달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구단위계획 변경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용역 과정에서 전문가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구체적인 활용 계획을 만들 방침이다.

시는 남쪽 야구장 부지가 개방되면 전문가와 시민들이 함께 캠프마켓을 둘러보며 미래를 구상하는 토론회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캠프마켓을 촬영한 사진, 서적과 같은 기록물을 보관하는 ‘아카이브’ 사업도 시작하기로 했다.

이 밖에 시는 문화재청과 함께 캠프마켓 1단계 구역에 남아 있는 건축물의 문화재적 가치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국방부 미군기지이전사업단에서 받은 1단계 구역 내 건축물 43개 동의 설계도면과 관리카드 등을 토대로 전문가와 함께 문화재적 가치 등을 조사하고 있다. 보존 가치가 있는 건축물은 토양오염 정화작업 과정에서 철거나 이전이 이뤄지지 않도록 국방부 등에 권고하기로 했다. 건축물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국가등록문화재나 인천시등록문화재 등으로 지정할지 결정할 계획이다.

강영훈 인천시 공여구역계획팀장은 “81년 만에 시민들에게 열리는 공간을 가치 있게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견을 모아 활용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마켓은 인천의 아픈 과거를 간직한 곳이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병참기지이자 군수공장인 ‘일본육군 조병창(造兵廠)’으로 건립됐으나 광복을 맞고 주한미군 제24군수지원사령부가 주둔하게 된다. 캠프마켓을 포함한 7개 캠프와 후송병원 등을 갖춘 전투근무지원 복합단지인 ‘애스컴 시티’가 들어섰다. 1973년 주한미군이 재배치되며 애스컴 시티에는 군수품재활용센터(DRMO)와 창고, 제빵공장이 운영되는 캠프마켓만 남게 된다. 2002년 체결된 한미연합토지관리계획(LPP)에 따라 캠프마켓 용지를 한국에 반환하기로 합의하면서 2011년 DRMO가 경북 김천으로 이전했다. 현재 캠프마켓에는 제빵공장만 남아 가동되고 있으나 경기 평택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시#미군기지#캠프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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