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반역자’ 찍힌 폼페이오 참모, 모교 기념비서 지워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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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강경론 지휘한 위마오춘… 충칭 고교서 누군가 이름 파내
홍콩경찰 독립관련 SNS 올린 10대… 시위현장 밖 보안법 위반 첫 체포

미중 대립이 격화하면서 중국 특유의 민족주의·애국주의가 부정적인 형태로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연일 중국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중국 출신 참모는 이름이 모교 기념비에서 지워졌고, 홍콩에서는 ‘홍콩 독립’ 관련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체포됐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폼페이오 장관의 중국 담당 고문으로 대중 강경 정책을 기획한 위마오춘(余茂春·미국명 마일스 위·57·사진)의 이름이 모교 기념비에서 지워졌다고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28일 중국 웨이보 등에는 위마오춘의 모교인 중국 충칭(重慶)의 융촨(永川)고등학교에서 한 사람이 교내 기념비에 새겨져 있는 위마오춘의 이름을 끌로 지우는 동영상이 급속히 확산했다. 이 기념비는 매해 졸업 성적이 가장 뛰어난 학생들의 이름을 새겨 넣은 것인데, 1979년에는 위마오춘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중국에서 위마오춘은 ‘한젠(漢奸)’이라 불릴 정도로 비난받고 있다. 한젠은 외국과 내통하는 민족 반역자를 뜻하며, 청나라 때 만주족과 내통한 한인(漢人)을 일컫는 말에서 유래했다. 위마오춘은 톈진(天津)의 명문대학인 난카이(南開)대 졸업 후 미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박사를 거쳐 미 해군사관학교에서 현대중국학 등을 강의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위마오춘에 대해 “내 팀의 핵심 인물”이라고 평가했지만,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광적인 학자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고 맹비난하기도 했다.

홍콩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홍콩 독립’과 관련된 글을 남겼다는 이유로 16∼21세 학생 4명이 체포됐다. 1일부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시위 현장이 아닌 곳에서 홍콩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콩 경찰은 “이 학생들은 ‘홍콩 공화국’을 건설하자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 등에 올렸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중국#위마오춘#홍콩#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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