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법원이 기업 통상임금 관련 소송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 법리를 적용한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19일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이모 씨 등 아시아나항공 직원 27명이 회사를 상대로 “짝수 달에 지급되는 정기 상여금 600% 및 캐빈 어학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수당을 다시 계산해 지급하라”며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1, 2심은 정기 상여금 외에 어학수당은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지만, 대법원은 임금 협약에 따라 정기적, 계속적으로 지급된 어학수당은 통상임금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대법원은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한다면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며 “통상임금 적용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을 소급해 지급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근로자가 회사 측을 배려해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방향으로 권리 행사를 해선 안 된다는 ‘신의칙’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9일에도 대법원은 한국GM과 쌍용자동차의 통상임금 소송에서 추가 법정수당을 지급할 경우 회사 경영상 어려움이 초래될 수 있다며 신의칙을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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