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여행 시대 10년 안에 활짝… 우주산업 진출해 시장 선점해야”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입력 2020-06-29 03:00수정 2020-06-2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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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원 ‘스타버스트’ 부사장
박종원 스타버스트 부사장은 “우주항공 산업은 생각보다 현실에 가까이 다가와 있다”며 “모두가 먼 꿈이라고 이야기할 때가 시장을 선점할 기회”라고 강조했다. 동아사이언스DB
인류가 살아가려면 제조업이 필요하지만 제조업은 기후변화 같은 환경문제를 유발한다. 많은 근로자가 함께 일하는 제조 현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처럼 집단 감염에도 취약하다. 그렇다면 발상을 바꿔 제조업 공장을 공해 염려가 없는 달이나 화성 같은 곳으로 옮기고 지구는 국립공원처럼 한적하고 살기 좋은 주거지로 남기는 건 어떨까. 황당한 이야기 같지만 10대 때부터 이를 꿈꾸고 실현시키고자 꾸준히 시도하는 사람이 있다. 미국 아마존의 최고경영자(CEO) 제프 베이조스다. 세계 최초의 민간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을 5월 말 발사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낸 스페이스X의 설립자 일론 머스크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인류를 지구와 화성 등 여러 행성에 퍼져 사는 최초의 다행성 생물종으로 만든다는 꿈을 품고 있다.

프랑스에 본사를 둔 항공우주 분야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스타버스트’가 이달 초 서울에 지사를 세우고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스타버스트는 2012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돼 우주 분야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하고 있다.

스타버스트 초대 한국 지사장을 맡은 박종원 부사장은 이달 22일 서울 서초구 외국기업창업지원센터에 있는 한국 사무소에서 만나 “한동안 우주산업이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고 단기간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 분야로 인식되다 보니 ‘실체 없는 꿈’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 일본에서는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이런 목표를 더 이상 ‘달나라 애기’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의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컨설팅 기관에서 근무하다 2018년 스타버스트에 합류했다.


박 부사장은 “베이조스와 머스크의 꿈이 10년 내에 실현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만이 우주항공산업 선점의 기회를 잡을 것”이라며 “3∼6년 뒤면 스페이스X의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완성과 함께 우주가 더욱 가까워지는 상황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십은 스페이스X가 본격적인 유인 우주 탐사를 위해 제작하는 대형 재사용 우주선이다. 100명의 사람과 150t의 화물을 태우고 화성을 오갈 수 있다. 많은 인원과 물자를 값싸게 실어 나르는 스타십은 우주로 향하는 가장 혁신적인 ‘인프라’와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 부사장은 “미국의 우주왕복선 시대에 1kg의 물건을 발사하는 데 우리 돈 6000만 원이 들었다면 스타십은 비용을 100달러(약 12만 원) 이하로 낮춰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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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전문가들은 스타십이 수십, 수백 대가 일상적으로 운영되면 비로소 본격적인 우주산업 시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주 관광부터 물류, 위성 영상 분석, 우주 인터넷 등 무궁무진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미 DHL 등 글로벌 물류회사들은 발 빠르게 ‘최초의 우주 물류회사가 되겠다’는 비전을 선언한 상태다. 버진갤럭틱은 본격적인 우주 관광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스타버스트는 우주 시대를 맞아 다양한 서비스를 꿈꾸는 전 세계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고 발굴과 지원을 하고 있다. 스타버스트를 비롯해 많은 에인절 투자자들이 우주 분야에서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하는 이유는 혁신의 ‘씨앗’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최근 스타트업은 자신이 스스로 ‘원청’이 되고자 한다는 점에서 대기업의 협력사를 꿈꾸던 과거의 혁신 중소기업과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민간우주기업인 스페이스X만 해도 수많은 재사용 로켓을 생산하고 수백 대의 스타링크 통신위성을 쏘아 올렸지만 아직 상장을 하지 않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유니콘 기업으로 손꼽힌다. 박 부사장은 “스페이스X가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초기에 거듭된 발사 실패로 파산 직전까지 갔지만 지금은 보잉과 록히드마틴이 설립한 군사위성 발사기업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가 100% 장악하던 미국 군사위성 발사시장을 65% 잠식하며 이제는 시장의 지배자로 등극했다”고 말했다.

스페이스X가 지난달 발사한 유인 우주선 ‘크루드래건.’
군 역시 스타트업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미 국방부와 육해공군은 3∼4년 전부터 국방 분야 연구에 스타트업의 참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방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연구개발(R&D) 능력을 자랑하고 있지만 예산 규모가 5배 커진 민간의 R&D 혁신성을 따라가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특히 미 공군은 자체적으로 혁신벤처프로그램(AFWERX)이란 벤처 육성 기구를 두고 스타트업 발굴부터 중소기업기술혁신연구프로그램(SBIR)까지 단계적으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미군은 이런 방식으로 미국이 보유한 우주자산을 지키는 방안을 찾고 있다.

박 부사장은 “우주산업은 기계부터 전자, 조선, 소재 등 다양한 제조업이 필요한 분야”라며 “한국은 제조업 강국으로 이들의 기반을 다 갖추고 있으며 우주산업에 진출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박 부사장은 “룩셈부르크가 우주 광산업 선점을 선언했듯 한국도 우주 제조업 선점을 선언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화성여행#스타버스트#우주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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