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윤석열, 장관 지시 전부 무시”… 김종인 “추미애, 인성 문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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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추미애 발언후 ‘尹 비판’ 릴레이
김남국, 檢겨냥 3개법안 대표발의
법 부당적용 처벌 ‘법 왜곡죄’ 신설
통합당 “총장 사퇴종용 초유의 일… 사법체계-민주주의 근간 훼손”

김종인,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장과 면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6일 국회에서 슈테판 잠제 콘라트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 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김 위원장은 이날 면담에서 독일 기독민주당 계열 정치재단인 아데나워재단의 비전과 경험 등을 공유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종인, 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장과 면담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26일 국회에서 슈테판 잠제 콘라트아데나워재단 한국사무소 소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의도연구원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김 위원장은 이날 면담에서 독일 기독민주당 계열 정치재단인 아데나워재단의 비전과 경험 등을 공유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윤석열 검찰총장을 ‘정조준’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작심 비난 발언의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추 장관에 이어 릴레이로 윤 총장에 대한 비판과 압박을 이어간 반면 미래통합당은 추 장관의 ‘인성 문제’까지 거론하며 윤 총장 엄호에 나섰다. 여권은 다만 22일 추 장관과 윤 총장에게 “협력하라”고 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를 의식한 듯 ‘윤 총장 사퇴론’에 대해서는 한 발짝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26일 라디오에서 전날 추 장관이 “윤 총장이 내 지시의 절반을 잘라 먹었다”고 한 것과 관련해 “절반이 아니라 아예 전부 이행하지 않고 무시한 것이 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검찰을 겨냥한 세 가지 법안을 대표발의하며 윤 총장을 압박했다. 김 의원은 판사 검사 경찰 등이 위법·부당한 목적을 가지고 사실관계를 왜곡 조작하거나 법을 부당하게 적용하는 등 행위를 하면 7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하는 ‘법 왜곡죄’를 신설한 형법 개정안을 냈다. 또 검찰의 강압 수사와 먼지털기식 수사를 금지하기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검찰총장이 감찰 사무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것을 막겠다”며 대검 감찰 담당 검사의 독립성과 직무수행 우선권을 보장하는 검찰청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다만 김 의원은 라디오에서 윤 총장 거취에 대해 “검찰총장 (2년) 임기는 당연히 법률상에 보장돼 있다”며 “학교 다니기 힘들다고 바로 자퇴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윤 총장에 대한 여권의 비판이 사퇴 요구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당 홍익표 의원도 라디오에서 “검찰이 가끔 본인들이 법원과 대등하다고 착각한다”며 “검찰은 사법기관이 아니라 행정기관이다.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 지시를 따르지 않는 것은 행정체계를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회의에서 박주민 최고위원도 “법무부의 검찰에 대한 통제는 검찰의 막강한 권력에 대한 최소한의 통제 장치”라고 거들었다.

반면 통합당은 “추 장관을 신임한다면 윤 총장을 해임하라”고 문 대통령에게로 화살을 돌렸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추 장관) 인성의 문제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까지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 사이에 이렇게 과도한 말이 오가는 건 처음 본다”며 “지켜야 할 건 지켜야 하는데 말을 너무 쉽게 뱉으니까 생기는 상황”이라고 했다.

통합당 김은혜 비대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추 장관의 발언과 조치는 다수의 폭력,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는 김 위원장의 입장을 전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추 장관이나 윤 총장 모두 대통령이 임명한 공직자”라며 “(장관이) 총장 수족을 자르고 사퇴를 종용하는 듯한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법체계와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고, 장관과 검찰총장 임명권자인 대통령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휘랍시고’ ‘잘라 먹었다’는 천박한 표현은 북한에서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대한민국 법무부 장관 입에서 들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이런 법무부 장관은 처음 본다. 대한민국의 수치”라고 비판했다. 이어 “추 장관은 윤 총장의 무덤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정권의 무덤을 파고 있는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추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준일 기자
#윤석열#추미애#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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