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실업 악화땐 45만 가구 1년안에 적자 내몰리게 될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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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금융안정보고서 통해 경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고용 사정이 1998년 외환외기 수준으로 악화되면 약 45만 가구가 1년 이내에 ‘적자 가구’로 내몰릴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들은 올해 최대 54조 원이 부족한데 민간부문 대출 총액은 이미 역대 처음으로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넘어섰다. 대출 증가 속도를 경제 성장률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안정보고서를 금융통화위원회에 보고했다. 보고서는 고용 악화로 전체 상용직 가구의 3.7%, 임시일용직은 12.3%가 추가로 직장을 잃을 때 현금과 재산으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가구를 추산했다. 그 결과 6개월 안에 28만9000가구, 1년 안에 총 45만8000가구가 자금 부족에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기업들은 코로나19 충격이 올해 3분기(7∼9월)에 끝난다고 해도 30조9000억 원의 자금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올해 안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자금 부족분은 54조4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정부가 편성한 세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총액(59조2000억 원)에 근접하는 규모다.

가계와 기업이 유동성 부족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지금도 민간부문 부채는 크게 늘어난 상태다. 3월 말 현재 가계와 기업의 대출 규모는 GDP 대비 201.1%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4.1%포인트 늘어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0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보였다.

가계와 기업의 부실이 금융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은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 그동안 늘어난 대출이 금융시스템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코로나19#적자 가구#부채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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