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화웨이 창립자 딸을 이방카에 비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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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멍완저우 체포때 中두둔 발언… 안보위협 가볍게 여겼다”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립자의 딸을 자신의 딸인 이방카에게 비유하며 중국을 두둔했다고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3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서 2018년 12월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글로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이란 제재 위반 등의 혐의로 미국의 요청에 따라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을 언급했다. 멍 부회장은 화웨이 창립자 런정페이(任正非)의 장녀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체포되고 며칠 뒤 백악관 만찬에서 맞은편에 앉아있던 볼턴 전 보좌관에게 “‘중국의 이방카’가 체포됐다”며 “이로 인해 중국이 압력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 말을 듣고 순간 ‘이방카도 스파이이자 사기꾼이었는지 몰랐다’고 대답할 뻔했으나 참았다고 밝혔다.

볼턴 전 보좌관은 “화웨이는 일반 사기업이 아니라 중국의 국가 정보기관 조직”이라며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가 국가 안보에 미치는 중대한 위협을 무시한 채 단지 양국 간의 ‘협상 카드’ 정도로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문제를 중국과의 ‘거래’에 사용했다. 지난해 5월 미국 상무부가 화웨이를 미국 기업과의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리고 언론에 발표할 성명 초안을 썼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좋은 성명이다. ‘대통령의 승인하에’라는 말도 넣어라”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다음 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요청을 받은 뒤 트럼프 대통령은 화웨이 제재를 바로 완화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적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트럼프#화웨이#중국 이방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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