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하루에 3개 사업부 릴레이 회의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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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기각 후 현장경영 복귀
반도체-무선사업 경영진 만나… ‘위기속 공격 투자’ 판단 내린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5일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무선사업부 등 사업별 릴레이 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 부회장이 하루에 3개 사업부 경영진을 연달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후 곧바로 현업에 복귀한 이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릴레이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것은 그만큼 삼성 내부의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반도체(DS부문) 경영진을 만났다. 최근 미중 기술 패권 전쟁이 반도체 시장에서 집중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전략과 초격차 기술 로드맵을 중점적으로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는 김기남 DS부문장(부회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사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강인엽 시스템LSI 사업부장(사장), 박학규 DS부문 경영지원실장(사장) 등이 참여했다.

오찬 이후에는 파운드리 전략 간담회를 따로 열었다. 삼성은 지난달 말 경기 평택사업장에 약 10조 원을 들여 극자외선(EUV) 전용 파운드리 라인 투자를 발표하는 등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1위 비전 실현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올 1월 DS부문 사장단 회의에서도 “과거의 실적이 미래의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파운드리 전략 간담회 이후에는 무선사업부 경영진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스마트폰 실적을 점검하고 하반기 라인업 등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 최경식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 김경준 무선사업부 개발실장(부사장), 김성진 무선사업부 지원팀장(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릴레이 회의에 나선 것은 위기 속 공격 투자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중 갈등 등 전례 없는 위기 속에 코로나19 2차 재확산 우려까지 번지고 있다”며 “사법리스크가 상존하지만 시간이 있을 때 ‘위기 속 공격 투자’라는 삼성식 경영 행보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삼성전자#이재용 부회장#사장단 회의#위기속 공격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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