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계 물갈이’ 속도 내는 시진핑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6일 03시 00분


코멘트

反부패 앞세워 코로나 위기 돌파
충칭 공안국장 덩후이린 조사
4월 낙마 쑨리쥔 이어 또 장쩌민계

인구 3000만 명의 중국 중서부 최대 도시 충칭(重慶)시 공안 최고 책임자가 부패 혐의로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 올해 들어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은 6번째 고위 공직자다. 미중 갈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대내외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사정 드라이브’로 난국을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반부패 사정기관인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및 국가감찰위원회에 따르면 덩후이린(鄧恢林) 충칭시 공안국장 겸 부시장은 기율 및 법률을 심각히 위반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덩 국장의 구체적인 혐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통상 고위 공직자의 부패 혐의를 조사할 때 기율·법률 위반 등의 표현을 쓰고 있다.

덩 국장에 대한 조사는 반부패를 명분으로 한 조치로 보이지만 사법 공안 분야에 자리 잡고 있는 장쩌민(江澤民)계 인사들을 물갈이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장쩌민계는 시 주석과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서 있다.

중국 난팡(南方)도시보에 따르면 후베이성 우한 출신으로 2015년까지 줄곧 후베이성의 지방 관리로 근무해온 덩 국장은 2015년 8월부터 중앙정법위원회 판공실 주임을 맡았다. 당시 중앙정법위원회 서기는 장쩌민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멍젠주(孟建柱)였다. 덩 국장은 2017년 충칭시 공안국장에 올랐고 2018년부터 부시장을 겸직했다.

덩 국장과 마찬가지로 멍 전 서기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쑨리쥔(孫力軍) 전 공안부 부부장(차관)도 4월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멍 전 서기의 비서실장 출신인 쑨 전 부부장은 홍콩 문제와 국내 정치 분야를 담당해온 실세로 평가받다가 숙청됐다. 멍 전 서기 측근들이 잇따라 조사를 받으면서 다음 사정 타깃은 멍 전 서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 주석은 사법·공안 요직에 왕샤오훙(王小洪) 등 자신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 인사를 배치하고 있다. 앞서 4월 장쩌민계인 푸정화(傅政華) 사법부장이 면직되고 그 자리에 시 주석 측근인 탕이쥔(唐一軍) 랴오닝성 성장이 임명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중국#장쩌민계 물갈이#시진핑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