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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전통음악의 파격과 실험… 명장들이 펼치는 ‘왕좌의 게임’

입력 2019-06-11 03:00업데이트 2019-06-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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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 10주년 공연 내달 10~14일 열려
다음 달 14일 여우락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국악 그룹 ‘공명’의 공연 모습. 2010년 시작한 여우락은 현대적 국악의 새 가능성을 실험하며 국내외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국립극장 제공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실험과 파격을 일궈낸 대표적 음악축제인 국립극장(극장장 김철호) ‘여우락 페스티벌’이 올해로 10회를 맞았다. 다음 달 10∼14일 열린다. 올해 축제는 10주년 특집으로 꾸며져 역대 예술감독들이 총출동해 각축을 벌인다. 국내외를 종횡하는 음악가 양방언, 원일, 나윤선. 거의 ‘왕좌의 게임’ 분위기다. 나윤선은 해외 일정 탓에 대금 연주자 이아람에게 무대 전권을 맡겼다.

올해 여우락은 짧고 굵다. 예년에 길게는 한 달 가까이 10여 개 공연으로 수놓던 축제를 이번엔 단 4일로 결판낸다. 하루는 양방언 팀(7월 10일), 하루는 원일 팀(7월 12일)이 책임진다. 상대적으로 작은 공연장을 배정받은 이아람 팀만이 이틀간(7월 10, 11일) 무대를 쓴다. 여우락 단골 출연진(공명, 두 번째 달, 유희스카)을 모은 피날레 공연(7월 14일)까지 쳐도 4일간 단 네 가지 공연이다.

‘여우락 페스티벌’ 10주년 포스터
단판승부인 만큼 명장들은 이르면 올 초부터 부랴부랴 대표팀 꾸리기에 나섰다. 객석 점유율 100%, 한 사람이 여러 공연을 관람하는 여우락의 특성상 비교를 피할 수 없다. 날고 기는 감독들도 치열한 아이디어 싸움, 물밑 경쟁을 벌여야 한다.

평창 겨울올림픽을 비롯해 국제행사 경험이 많은 양방언 감독은 한일 올스타로 진용을 짰다. 10인조 ‘여우락 드림 오케스트라’다. 장재효(타악), 한충은(대금), 권송희(판소리), 박세라(태평소, 피리)로 국악진을 탄탄히 펼치고, 스즈키 히데토시(기타), 쓰치야 레이코(바이올린) 등 일본 베테랑 연주자 다섯 명을 얽었다. 다큐멘터리 음악 ‘아리랑 로드―디아스포라’의 미공개분을 풀어내고 애니메이션 ‘십이국기’ ‘새벽의 연화’ 사운드트랙도 새 편곡으로 들려줄 작정이다. 양 감독은 “‘패션 앤드 퓨처’라는 공연 제목처럼 양국 젊은 음악가들의 열정과 미래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그룹 ‘푸리’ ‘바람곶’을 이끈 파격의 대가 원일 감독은 ‘13인의 달아나 밴드’를 결성해 맞선다. 원 감독은 “이상의 시 ‘오감도’ 첫 구절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가 떠오르자 이거다 싶었다”고 했다. 말 그대로 질주하는 하드록 사운드를 전대미문의 방식으로 들려주겠다는 각오다. 강권순(정가), 이희문(민요), 박경소(가야금) 등 국악 라인에 전송이(보컬), 서영도(베이스기타)의 재즈 라인을 뒤섞고 최우준(기타)의 록, 임용주(신시사이저)의 전자음악까지 포진했다.

올해 여우락을 이끌 음악가들. 왼쪽부터 이아람, 양방언, 원일, 송경근(‘공명’ 멤버). 국립극장 제공
그룹 ‘나무’ ‘블랙 스트링’으로 전통음악의 새 화학 공식을 실험하는 이아람 감독은 프랑스에서 플루티스트를 데려온다. 조슬랭 미에니엘. 2015년 여우락에서 한 차례 ‘대금-플루트’의 신선한 듀오를 선보인 이들의 리턴매치다. 동서양 관악기의 신묘한 어울림을 이원술(베이스기타), 황민왕(장구, 아쟁), 김보라(민요, 정가)가 받쳐낸다. 이 감독은 “전자장치를 사용하고 퉁소, 단소, 베이스 플루트 등을 바꿔 들며 다채로운 소리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했다.

올해 여우락은 장소부터 틀을 깬다. 국립극장을 벗어나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과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이아람-미에니엘)에서 연다. 관객 입장에서는 콘서트장이나 클럽 분위기에서 제대로 놀아볼 만하다. 전석 3만 원. 역대 여우락에 6년 이상 다녀갔거나 여러 공연을 예매하는 관객에게는 할인 혜택도 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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