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감독들의 드라마 도전, 장르·소재·플랫폼 다변화

  • 스포츠동아
  • 입력 2019년 2월 25일 1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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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왼쪽)-‘완벽한 타인’의 이재규 감독. 스포츠동아DB
영화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왼쪽)-‘완벽한 타인’의 이재규 감독. 스포츠동아DB
흥행 영화의 감독들이 드라마로 향한다.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무너지는 플랫폼의 전쟁, 그 안에서 이뤄지는 다양한 콘텐츠의 융합 속에 연출자들의 무대도 확대되고 있다.

영화 ‘극한직업’으로 1500만 흥행 성과를 낸 이병헌 감독이 영화가 아닌 드라마 연출에 나선다. 7월 방송 예정인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차기작이다. ‘극한직업’ 개봉 전부터 드라마 연출을 준비해온 그는 최근 배우 천우희와 전여빈, 한지은을 주연으로 캐스팅했다.

이병헌 감독은 현재 영화계에서 가장 많은 러브콜을 받는 연출자로 통한다. ‘극한직업’의 쾌속 흥행을 통해 실력을 다시금 인정받은 그는 시나리오 작가로도 재능을 드러내고 있다. 때문에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선회한 최근 행보를 두고 의아하다는 시선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시도”를 이유로 드라마로 향한다.

‘멜로가 체질’은 서른 살에 접어든 세 여성이 겪는 연애, 일상의 이야기다. 이병헌 감독이 연출은 물론 직접 드라마 대본도 쓴다.

지난해 말 관객을 사로잡은 또 다른 흥행영화 ‘완벽한 타인’의 이재규 감독 역시 드라마 연출을 준비하고 있다. MBC 드라마 PD 출신으로 ‘다모’ 등 히트작을 내놓은 그는 2014년 영화 ‘역린’을 통해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긴 이후 줄곧 영화 작업에만 몰두해왔다.

두 번째 영화 연출작인 ‘완벽한 타인’으로 500만 흥행 성과를 일군 이재규 감독은 차기 영화 기획을 진행하는 동시에 드라마와 영화를 넘나드는 콘텐츠 제작에도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내년 방송을 목표로 10대가 주인공인 좀비 드라마 준비에 한창이다.

이 밖에도 이서진이 주연해 케이블채널 OCN이 방송한 7부작 장르드라마 ‘트랩’의 연출자 역시 영화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등을 만든 박신우 감독이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즌1의 김성훈 감독. 스포츠동아DB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시즌1의 김성훈 감독. 스포츠동아DB

● 영화감독들의 드라마 연출…넷플릭스 통해 더욱 활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 또한 영화감독들을 적극 영입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킹덤’ 시즌1의 연출을 영화 ‘터널’ ‘끝까지 간다’의 김성훈 감독이 담당한 데 이어 최근 촬영을 시작한 시즌2의 연출 역시 영화 ‘특별시민’의 박인제 감독이 맡고 있다.

영화감독들의 드라마 도전은 최근 콘텐츠 플랫폼의 다변화와 맞닿아 있다. 지상파를 넘어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채널, 국내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이르는 플랫폼의 확대가 연출자들의 경계없는 활동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영화감독들의 영입에 적극적인 사실도 이런 상황을 드러낸다. ‘킹덤’ 시리즈는 물론이고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의 연출 역시 영화 ‘비밀은 없다’의 이경미 감독이 맡아 진행하고 있다.

플랫폼의 확대와 다변화 속에 장르와 소재가 다양해지고, 영화와 견줘도 결코 뒤지지 않는 제작 규모의 드라마가 늘어나는 상황도 연출자들의 다양한 시도를 자극하는 요소로 꼽힌다. 실제로 6부작으로 완성된 ‘킹덤’ 시즌1은 편당 제작비가 20억원으로 알려졌다. 전체 제작비가 한국영화 대작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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