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이르면 다음 달 4일(현지 시간) 역사상 가장 가까이서 태양을 관측하게 될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를 발사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소형 자동차 크기의 이 탐사선은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 37번 발사대에서 유나이티드론치얼라이언스(ULA)의 ‘델타 Ⅳ 헤비’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나사 측은 “정확한 발사 일정은 추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파커 솔라 프로브 임무는 태양에서 플라스마 대기가 방출되는 현상인 코로나(태양풍)를 비롯해 태양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을 규명하기 위한 프로젝트다. 탐사선 이름인 ‘파커’는 미국 천문학자 유진 파커 시카코대 물리학과 명예교수(91)의 이름에서 따온 말이다. 그는 ‘태양의 코로나는 태양 표면의 작고 무수한 나노 플레어(폭발)에 의해 가열돼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현 천문학계의 정설을 처음 제안했다.
파커 솔라 프로브는 시속 70만 km로 태양 주위 고타원궤도를 따라 돌며 점점 태양에 접근한다. 최종적으로는 태양 표면에서 약 620만 km 떨어진 지점까지 근접하게 된다. 앞서 1976년 탐사선 ‘헬리오스 2’가 가까이서 태양을 스쳐 지나간 적은 있지만 약 4300만 km 거리였다. 지구와 태양 사이의 평균 거리는 약 1억5000만 km다.
탐사선이 섭씨 150만 도가 넘는 태양 대기권 코로나 플라스마(전자와 양성자, 중이온 등으로 이온화된 가스)층에 직접 들어가 태양을 관측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플라스마 가스의 밀도가 낮기 때문에 실제 탐사선 표면이 가열되는 온도는 1300도 수준이라는 게 연구진 측의 설명이다. 탐사선 표면은 고열과 태양 방사선에 장비가 손상되지 않도록 11cm 두께의 탄소복합소재로 만든 차폐막이 감싸고 있다. 그 덕분에 탐사선 내부 온도는 29도를 유지할 수 있다.
파커 솔라 프로브에는 전자기장과 플라스마, 고에너지 입자들을 관측할 수 있는 장비들과 태양풍의 모습을 영상으로 담을 수 있는 카메라 등이 탑재돼 있다. 이 장비들로 태양의 대기 온도와 표면 온도, 방사선 등을 정밀 관측한다. 어떻게 에너지가 코로나를 통해 이동하고, 무엇이 태양풍과 고에너지 입자들을 가속시키는지, 왜 태양보다 태양 대기가 3배 이상 뜨거운지 등 천문학계에 던져진 난제를 풀기 위해서다. 이는 통신 장애, 방사선 피해 등 지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우주환경 변화를 예측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20년에는 유럽우주국(ESA)이 인류 최초의 태양 궤도선 ‘솔라 오비터’를 발사한다. 솔라 오비터는 수성의 공전 궤도보다 안쪽에서 태양 주위를 계속 돈다. 24시간 태양을 관측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에릭 크리스천 나사 고다드우주비행센터 연구원은 “파커 솔라 프로브와 솔라 오비터를 함께 운용하면 서로 다른 각도에서 동시에 태양을 관측할 수 있기 때문에 상호 보완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