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경호때문에 불편하시죠?”… 출근길 이웃들과 셀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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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째 격의없는 스킨십

주민과 ‘찰칵’ 청와대 관저를 정비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사저에서 출퇴근하게 된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일 집에서 나와 관용차량으로 향하다 주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주민과 ‘찰칵’ 청와대 관저를 정비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사저에서 출퇴근하게 된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두 번째)이 11일 집에서 나와 관용차량으로 향하다 주민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문화일보 제공
“멋있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11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41길(홍은동)의 출근길 분위기는 평소보다 훨씬 밝았다. 삼삼오오 골목길에 나온 주민들은 난생처음 ‘출근하는 대통령’을 보고 활짝 웃었다.

역대 대통령은 12월 선거 후 이듬해 2월 취임과 동시에 청와대에 들어간다. 이 기간 중 청와대 관저는 새 대통령을 맞을 준비를 마친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선거 다음 날 임기가 시작돼 관저를 새로 단장할 시간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2, 3일간 자택에서 출퇴근한다.

문 대통령 자택은 3개 동 88채로 이뤄진 금송힐스빌에 있다. 각 가구 면적이 약 102m²인 작은 빌라다. 이날 빌라 주민들은 힘찬 박수로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출근을 응원했다. 주민들은 이웃집에 현직 대통령이 사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빌라뿐 아니라 근처 주민들도 오전 8시부터 빌라 앞에 나와 대통령을 기다렸다.

집에서 나와 관용차량 쪽으로 걷는 문 대통령을 향해 주민 20여 명이 박수를 치며 응원하자 문 대통령은 발걸음을 돌려 주민들의 손을 일일이 잡았다. 이어 “(저 때문에) 불편하시죠”라며 인사를 건네자 주민들은 ‘셀카’를 요청했고 대통령은 흔쾌히 응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면서 “잘 찍으시네요”라는 말도 건넸다. 주민들은 “그냥 가실 줄 알았는데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경호원들도 대통령에게 다가가는 주민들을 막아 서기보다 안전을 위해 주위를 정리하며 대통령 곁을 지켰다.

금송힐스빌 주민들은 대통령 내외를 ‘편안한 이웃’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의 바로 윗집에 사는 주민 김모 씨(79)는 “문 대통령이 악수를 먼저 건넨 적이 있는데, 손을 만져보더니 ‘일을 많이 하신 손이네요’라며 다정하게 말하던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동안 대통령께서 워낙 바쁘셔서 자주 보지 못했다. 곧 청와대로 가시면 더욱 보기 힘들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주민 이지혜 씨(27·여)도 “우연히 마주치면 서글서글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다정한 이웃이었다”고 전했다.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는 주민들과 음식을 나누는 마음씨 좋은 ‘동네 아줌마’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았다. 주민 배모 씨(73)는 “평소 영부인은 그냥 평범한 동네 아주머니처럼 소탈했다”며 “가끔 창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다가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안녕하세요’라며 큰 소리로 반갑게 말을 건네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손모 씨(61)는 “여사님이 떡이나 버섯 등 음식을 챙겨와 우리 집 문을 두드리거나 계단에서 만나면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음식을 가지고 나와 나눠 먹었다”고 기억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문재인#출근#셀카#홍은동#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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