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날씨예보와 엉덩이 뽕이 대체 무슨 관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9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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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예보와 엉덩이 뽕이
대체 무슨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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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가 왜 그래! 가슴은 서울로,
엉덩이는 동해로 쭉~ 빼!!
엉덩이 더 더 대구 쪽으로!!!
오케이~!! "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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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 속 기상캐스터(표나리)의 방송 준비는 독특했습니다.
블라우스 뒤를 커다란 집게로 집어 몸매를 부각하거나
엉덩이에는 '엉덩이 뽕'을 넣어 볼륨을 살리는 식이죠.

PD는 더 자극적인 포즈를 요구하며
몸매 가꾸기를 부추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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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기상캐스터를 비하했다"는 비판이 들끓게 했던
드라마 속 한 장면인데요.
애석하게도 "현실은 완전히 다르다"라고 말할 순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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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 보면 아예 허구라곤 할 수 없어 씁쓸했습니다.
아나운서가 되고 나서도 끊임없이 '보여지는 것'에 신경 써야 해요.
화장법과 패션에 더 신경 쓰고 있는 걸 느끼면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어요."
-한 케이블 채널 2년 차 아나운서 A 씨(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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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와 스포츠, 게임채널 할 것 없이
남성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성 방송인의
화려한 외모와 복장이 먼저 눈에 띄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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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여성 방송인들의 복장과 외모를 노골적으로 '품평'하는 글도 자주 올라오죠.
게임채널의 한 캐스터를 두고는 '가슴이 파인 복장을 입어 오늘 1위를 준다'는 후기 글을 남기는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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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만의 현상일까요? 아닙니다.
멕시코에서는 한 여성 기상 캐스터의 엉덩이 보형물 착용 여부가 화제가 됐습니다.
이 때문에 멕시코에선 시청률이 가장 높은 프로그램은 기상예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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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에서는 공영방송이 여성 앵커 8명에게 '채널 이미지를 둔하게 한다'는 이유로 다이어트 명령을 내리고 한 달간 업무를 정지시켜 인권 침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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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반대의 사례도 있습니다.

제임스 패트리지는 18세 때 교통사고로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어 안면장애가 생겼는데요. 그
그는 영국 BBC의 정오뉴스를 일주일동안 진행했고 '불편하다'고 한 시청자는 20%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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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BBC 지역방송에서 5월부터 기상캐스터를 맡고 있는 루시 마틴도 특별합니다.
그녀가 다른 캐스터들과 다른 점은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없다는 것이죠.
수수한 의상을 즐겨 입는 그녀는 능숙하게 날씨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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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제임스 패트리지나 루시 마틴과 같은
특별한 기상캐스터를 만나 볼 순 없을까요.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방송계 분위기를 바꿔야한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지만 쉽게 바뀌기 힘든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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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인상적이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 방송에서 미모가 중요치 않다는 건 그저 이론이에요. 우리 방송에 루시 마틴 같은 분이 기상캐스터로 나온다면 사람들 반응이 과연 어떨까요?"
- 아나운서 지망생 B 씨
원본:장선희 기자·이지훈 기자
기획/제작:김재형 기자·이고은 인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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