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발적인 질문으로 두 후보 쩔쩔매게 만들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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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2차 TV토론]공동사회자 쿠퍼-래디츠 호평

 “자칫 공영방송처럼 (지루해) 보일 수 있는 토론회에서 직설적이고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9일 2차 대선 TV토론 공동 사회자로 나선 CNN방송 앤더슨 쿠퍼(49)와 ABC방송 마사 래디츠(63)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평가했다. 앞서 1차 TV토론 사회자였던 NBC방송 레스터 홀트가 “편파 논란을 피하기 위해 소극적인 진행을 했다”고 비판받은 것에 비하면 이날 진행자는 당파를 가리지 않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고 적극적인 ‘팩트체킹’을 하며 토론회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쿠퍼는 도널드 트럼프의 2005년 음담패설을 거론하며 “11년 전 버스에서 말한 것처럼 여성의 동의 없이 키스하고 성추행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트럼프는 “나보다 더 여성을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며 피해가려 했지만 쿠퍼는 집요하게 “그래서 한 적이 없다는 말인가”라며 답을 요구했다. 트럼프는 “한 적이 없다”면서도 추가 질문이 두려운 듯 “내가 말하려는 것은 미국을 안전하게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주제를 돌려버렸다.

 래디츠는 힐러리 클린턴에게 “정치인이 이중성을 띠는 것이 괜찮은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클린턴이 월가 대형 은행에서 고액을 받고 비공개 강연을 하면서 선거 유세 때와 달리 친(親)월가 발언을 한 것을 겨냥한 질문이었다. 클린턴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도 다른 부류의 사람들을 설득하기 위해 다른 논리를 폈다”고 답했지만 “정직했던 링컨과 자신을 비교한다”며 트럼프는 물론 일부 청중의 비웃음을 샀다.

 NYT는 “(쿠퍼와 래디츠가) 두 후보의 말을 끊으면서까지 구체적인 정책과 전략을 요구했다”고 적었다. 워싱턴포스트는 래디츠를 이번 토론의 승자로 꼽으며 “힘 있고 공정했다”고 평가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tv토론#미국대선#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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