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견제 뚫고 의장 당선된 정의화 “삼권분립 의심 사지 말라” 靑에 쓴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2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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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국회의장 충돌]의장 경선때 친박 황우여에 압승
“선진화법 만든게 누군데” 큰소리도

정의화 국회의장(사진)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사다. 여야의 극한 대립 속에 경제활성화 법안과 노동개혁 5대 입법의 운명이 정 의장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정 의장은 ‘여야 합의 처리’라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는 17일 기자들을 만나 “(새누리당이 의장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내서 통과된다면 (의장직을) 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압박을 두고는 “삼권분립을 의심할 수 있는 얘기는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고 ‘충고’했다. 누가 뭐라든지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 의장의 ‘마이웨이’는 의회주의에 대한 소신과 새누리당 주류인 친박(친박근혜)계에 ‘빚’이 없다는 점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취임한 정 의장은 여야 합의정신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세월호특별법 논란으로 정기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던 지난해 9월 26일 어렵사리 본회의가 열렸다. 정 의장은 전날까지 새누리당에 법안 처리를 약속했으나 정작 당일 개의 9분 만에 산회를 선포했다. 시간을 달라는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요청을 받아들여 본회의를 30일로 연기한 것.

당시 새누리당에선 “(정 의장을 뽑았던) 손가락을 잘라야겠다”는 극언까지 쏟아졌다. 여야는 30일 극적으로 세월호특별법에 합의하며 파국을 피했다. 정 의장이 ‘식언(食言) 논란’까지 감수하며 이뤄낸 결과다.

정 의장은 비박(비박근혜)계로 분류된다. 지난해 5월 의장 경선 당시 친박계는 황우여 사회부총리를 후보로 밀었다. 경선에 앞서 친박계 핵심 당직자는 “정의화 의원은 20표도 받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결과는 정 의장 101표, 황 부총리 46표로 정 의장의 압도적 승리였다.

16일 자신을 압박하러 온 여당 지도부에 “당신들이 선진화법을 만들어 아무 일도 못 하게 해놓고서는 왜 이러느냐”고 한 것도 18대 국회에서 선진화법을 주도한 장본인이 황우여 당시 원내대표였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정 의장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도 종종 쓴소리를 한다. 지난해 12월 정홍원 당시 국무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선 “(박 대통령이)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 때도 “논의와 진행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16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직권상정 촉구 결의문을 전달하자 “진짜 이럴 거냐”며 언성을 높인 뒤 의장실을 박차고 나갔다. 그는 직후 국회 의원회관 체력단련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새누리당 인사들을 만나 여야 간 중재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정 의장이 19대 국회의 마지막 과제를 어떻게 정리할지 주목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청와대#국회의장#정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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