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독립운동 서술 편향”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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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처, 中-高 교재 27종 분석
유관순 열사 업적 언급 2종뿐… 월북 김원봉은 9종서 상세 소개

현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배우는 역사 교과서 중 일부에서 독립운동을 다룬 내용과 관련해 유관순 열사의 비중이 지나치게 작게 소개되는 등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보훈처 보훈교육연구원은 최근 서울대 교수와 고교 교사 등 외부 전문가 10명에게 중학교 역사 교과서 14종, 고교 역사 교과서 13종의 분석을 의뢰한 결과 이 같은 문제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상징적인 인물인 유관순 열사의 활동을 다룬 교과서는 2종에 불과한 반면, 독립운동을 하다 월북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김원봉의 업적은 교과서 9종에서 상세히 소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원봉은 영화 ‘암살’에서 배우 조승우 씨가 연기해 화제가 되기도 한 인물로, 일제강점기인 1919년 의열단을 조직해 일본의 수탈기관을 무력으로 파괴하거나 요인을 암살하는 등의 항일투쟁을 했다. 광복군 부사령관, 대한민국 임시정부 국무위원과 국무부장을 지냈고 1948년 월북했다.

연구원 측은 “금성출판사와 천재교육의 교과서는 김원봉의 업적을 자세히 언급한 대신 유관순 열사에 대한 내용은 누락하거나 제대로 소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들 교과서가 일제강점기 항일운동과 독립운동을 다룬 과정에서 왜곡된 측면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동안 유관순 열사의 업적이 많이 부각된 감이 있지만 그럼에도 3·1운동의 상징적인 인물로서 중고교 교과서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지나치게 상세하게 서술된 김원봉의 경우 김구, 안창호, 안중근 등 다른 항일 독립운동가의 서술과 비교해 분량이나 중요성에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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