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으로 가난 이긴 코리아”… 노하우 공유 요청 줄이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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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세계교육포럼]인천 송도컨벤시아서 개회식
“교육으로 일어선 한국 배우자”… 인천 세계교육포럼 개막

“한국이 롤모델”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서 각국 교육 대표단이 연설을 듣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개회식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사례처럼 교육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한국이 롤모델”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서 각국 교육 대표단이 연설을 듣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개회식 축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사례처럼 교육이 개발도상국의 발전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송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 전 세계 교육 전문가들이 모여 미래 교육의 길을 모색하고, 교육을 통해 단기간에 국가 발전을 이룬 한국의 성공 방법을 배우는 ‘2015 세계교육포럼’이 19일 인천 송도에서 막을 올렸다. 유네스코가 주최하고 교육부가 주관해 나흘간 열리는 이번 포럼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국제기구 수장들과 100개국의 교육부 장차관을 비롯해 160개국의 교육 석학 및 시민단체 대표 등 1500여 명이 참석해 역대 교육 분야 행사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첫날 참석자들은 한국을 ‘교육을 통해 국가 발전을 이룬 대표적인 사례’로 꼽으며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한국보다 교육 관련 포럼을 개최하기에 적당한 곳은 없다. 교육을 통해 어떻게 발전을 이룰 수 있는지 그 어떤 국가보다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201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카일라시 사티아르티 씨가 19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교육포럼’ 개회식에서 이렇게 말하는 순간 청중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3회를 맞은 이날 포럼은 앞서 1, 2회 포럼이 개발도상국에서 열렸던 것과 달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자 교육입국(敎育立國)의 상징적인 모델로 꼽히는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포럼에서는 교육을 통해 개도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한국을 집중 탐구하는 전체회의가 별도로 진행된다.

○ 한국, 교육을 통한 성공의 롤모델

개회식에 참석한 인사들은 한결같이 한국을 일으킨 교육의 힘에 대해 강조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어린 시절 전쟁의 와중에도 국제기구가 기증한 교과서로 공부해 유엔 사무총장이 될 수 있었다는 경험을 전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에서 OECD 회원국으로 급부상한 유일한 국가다. 이를 하나의 단어로 설명하면 바로 교육의 덕”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에 이어 연단에 선 앤서니 레이크 유니세프 총재는 “내가 기억하는 1950년대 한국은 원조를 받는 나라였다. 이제 한국은 ‘한강의 기적’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원조하는 나라가 됐다”며 “이것은 교육의 결과다. 교육은 미래를 향한 열쇠”라고 말했다. 김용 세계은행 총재는 “글로벌 시대에 경쟁하려면 학생들의 학습 성과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여기 참석한 각국 교육부 장관들에게 한국 학교를 방문해보라”고 권했다.

이들의 평가처럼 한국은 이번 포럼에서 교육을 통한 성공 노하우를 전수할 국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20일 ‘교육이 발전을 이끈다-한국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는 개발경제학 분야의 석학인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의 사회로 교육을 통한 발전 경험을 널리 알린다. 이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높은 교육열과 이를 뒷받침하는 수준 높은 교사들, 70%가 넘는 대학 진학률, 남녀의 고른 교육 기회 등이 시너지를 발휘해 미래 사회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길러내고 있다는 점을 소개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은 특히 한국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토대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원격·온라인 교육에서도 앞서가고 있다는 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노하우를 공유해달라는 각국 정부의 요청도 쇄도하고 있다. 페루 브라질 이란 등 10여 개국의 교육부가 포럼 기간에 우리나라 교육부와 회담을 하고 교육 발전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유네스코는 지난해 말 발간한 ‘모두를 위한 교육 세계현황 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취약계층 학생들도 우수한 교사들로부터 교육을 받아 높고 고른 성과를 내는 대표 사례라고 조망한 바 있다. 유네스코는 △교사 대다수가 학사 학위 이상이고 △교사라는 직업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되며 △농산어촌에도 숙련된 교사가 많이 활동한다는 점 등을 우수한 교육 여건으로 꼽았다.

○ “전쟁 중에도, 여성에게도, 노인에게도 교육을”


20, 21일 이틀 동안은 다양한 전체회의와 분과회의를 통해 2030년까지 국제사회가 공유할 교육 가치와 방향을 논의한다. 특히 △평등과 포용 △분쟁과 위기 시의 교육 △결과 중심 재정 지원이 모두를 위한 학습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가 △교육 내 양성평등의 달성과 여성에 대한 권한 부여 △양질의 교육을 중심으로 한 평생학습 △기술을 통한 혁신이라는 6개 의제를 둘러싸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이슬람국가(IS)를 비롯한 테러단체들이 기승을 부리고 종교나 인종과 관련한 갈등이 심해지는 것과 관련해 분쟁과 위기 시의 교육을 다루는 분과에서는 남수단과 이라크 교육부 장관이 참여해 ‘종교, 테러 등으로 분쟁이 심해질수록 교육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룰 예정이다. 유니세프 등을 통해 분쟁지역 청소년들을 교육의 틀 안에서 보호하기 위한 실무적인 대책도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개도국에서 특히 여성들의 교육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를 극복하고, 양질의 평생교육을 통해 누구나 교육에 접근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실천 방안도 모색한다. 이번 포럼에서 합의된 내용은 21일 폐회식에서 ‘인천선언’으로 발표되고 9월 유엔이 발표할 ‘포스트 2015’ 개발 의제로 반영된다.

김희균 foryou@donga.com / 송도=남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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