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컨트롤타워 장-차관 모두 軍출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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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 개편/공직 혁신 본격시동]朴대통령 인선 3大 포인트

안전행정부 오늘부터 행정자치부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안전행정부는 19일부터 명칭이 행정자치부로 바뀌게 된다.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직원들이 기관 명패를 교체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안전행정부 오늘부터 행정자치부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안전행정부는 19일부터 명칭이 행정자치부로 바뀌게 된다. 1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직원들이 기관 명패를 교체하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18일 단행한 장차관급 인사의 특징은 △국민안전처의 ‘군대 조직화’ △공직사회에 기업 경쟁주의 도입 △방산(防産) 비리 척결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이날 인사는 국무회의에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법이 통과된 직후 이뤄졌다. 장관급인 국민안전처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 국민안전처의 ‘군대 조직화’

박 대통령은 5월 19일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국민안전처 신설 구상을 처음 밝혔다. 당시 박 대통령은 “(국민안전처에) 첨단 장비와 고도의 기술로 무장한 특수기동구조대를 만들어 전국 어느 곳, 어떤 재난이든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군이나 경찰특공대처럼 끊임없는 반복훈련을 통해 ‘골든타임’의 위기 대응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안전처 장차관에 모두 군(軍) 출신을 발탁한 것은 재난 대응을 군사작전 개념으로 체계화하겠다는 의미다. 박인용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자는 해군 제3함대사령관과 해군 작전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차장 등을 지냈다. 합동작전 전문가를 국민안전처의 첫 수장으로 발탁한 것이다. 국민안전처 장관은 국무위원으로 안전 분야 컨트롤타워가 된다.

육군 3군단장,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등을 지낸 이성호 신임 국민안전처 차관 역시 작전 분야 전문가다. 2011년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재직 당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인 ‘아덴 만 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민안전처가 조기에 안착하려면 소방방재청과 해경을 아울러야 하는 만큼 군 출신과 기존 기관 출신이 조화를 이뤘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국민안전처 내 소방방재청을 흡수하는 중앙소방본부장과 해경을 흡수하는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이 모두 차관급인 데다 각자 인사와 예산의 독자성을 유지하기로 해 조직 내부의 알력 다툼만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관료사회 근본적 개혁

국민안전처가 재난 대응 조직이라면 인사혁신처는 ‘관료사회 적폐(積弊·오랫동안 쌓인 폐단) 척결’을 위한 조직이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담화문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의 폐해를 끊고 공직사회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기 위해 공무원의 임용부터 퇴직에 이르기까지 개방성과 전문성을 갖춘 공직사회로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공채 중심의 채용 방식과 순환보직제, 퇴임 후 재취업, 공무원연금 등 공직사회의 전반적인 적폐를 깨는 것이 인사혁신처의 역할이다.

이 때문에 일찌감치 인사혁신처장에 민간 전문가가 발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이근면 신임 인사혁신처장은 이번 인사의 ‘히든카드’인 셈이다. 1976년 삼성에 입사한 이 신임 처장은 삼성코닝, 삼성종합기술원, 삼성SDS 등 주로 정보기술(IT) 부문 계열사에서 인사 관리를 맡았다. 이어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인사팀장으로 11년을 재직했다.

어느 기업보다 성과주의와 신상필벌이 강한 삼성의 인사통이 공직 개혁의 칼자루를 쥐면서 공직사회에 경쟁주의 요소가 상당히 반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방산 비리 척결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의 교체는 이변으로 꼽힌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후 외부 행사에 참석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교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얘기다. 과거 방위사업청장 시절 방산 비리 문제가 원인이 됐다는 후문이다.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
정재찬 신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행정고시 21회로 23년간 공정위 요직을 두루 거친 정통 관료다. 기업 담합과 경쟁정책 분야 전문가로 꼽힌다. 정 후보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본에 충실하게 공정위가 시장의 파수꾼 역할을 제대로 하면 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경제 활성화와 경제 민주화 가운데 전자에 방점을 찍는 것은 아니다. 아직 (국회) 인사청문회도 안 했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를 하기에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경기 양주(62) △경희고 △해군사관학교 28기 △해군 제3함대사령관 △해군 교육사령관 △해군 작전사령관 △합참차장(해군 대장)

○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경북 문경(58) △경북고 △고려대 경영학과 △행시 21회 △공정위 기업협력단장 △공정위 카르텔정책국장 △공정위 부위원장

○ 이근면 인사혁신처장=△서울(62) △중동고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삼성데이타시스템 인사지원실장 △삼성전자 인사팀장(전무) △삼성광통신 부사장 △삼성광통신 경영고문

이재명 egija@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
#안전 컨트롤타워#장차관급 인사#정부조직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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