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고미석]‘위스키의 고향’ 스코틀랜드의 선택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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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오크 통에서 장기간 숙성되면서 해마다 2∼3%씩 자연적으로 증발한다. 이렇게 사라지는 술을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부른다. 술이 익는 동안 수호천사가 지켜준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지난해 국내 개봉된 ‘앤젤스 셰어’는 ‘스카치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 영화다. 청년 백수가 어리숙한 동료들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 경매를 놓고 벌이는 소동을 그렸다.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의 토속주다. 1900년대 초 대량 생산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에도 개화 바람을 타고 상륙했다. 1906년 11월 5일 만세보에 수입 위스키를 독점 판매한다는 광고가 실렸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100% 보리만을 증류해 숙성시킨 위스키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는 양조장을 순례한 뒤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을 썼다. 보리 외에 다른 곡류를 섞어 증류한 술을 그레인 위스키, 싱글몰트와 그레인을 혼합한 술은 블렌디드 위스키로 분류한다. 국내 주당들이 선호하는 발렌타인과 조니 워커는 블렌디드 위스키다.

▷위스키 말고도 스코틀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남자들이 입는 스커트인 전통 의상 킬트와 전통악기 백파이프 등이다. ‘셜록 홈스’ 시리즈를 펴낸 아서 코넌 도일과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도 스코틀랜드가 배출한 작가이다.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더불어 스코틀랜드는 영국을 구성하는 4개 지역 중 하나지만 독자적인 전통과 문화를 유지했다.

▷11세기 켈트족이 스코틀랜드 왕국을 세운 이후 앵글로색슨족의 잉글랜드 왕국과는 오랜 앙숙 사이였다. 멜 깁슨이 감독하고 주연까지 맡은 ‘브레이브 하트’는 잉글랜드에 맞서 싸웠던 치열한 독립 투쟁을 다룬 영화다. 1707년 잉글랜드에 완전 합병된 지 307년 만에 다시 독립을 꿈꾸는 스코틀랜드. 18일로 예정된 분리 독립 투표에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
#위스키#스코틀랜드#독립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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