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박주선-신계륜 ‘수사 악연’ 安이 중수부장때 구속 또는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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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내각 개편/개각은 어떻게]
“칼을 들고 통치하겠다는 것인가” 野, 檢출신 총리 지명에 혹평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지명한 안대희 신임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 여야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경험과 경륜이 풍부해 자격을 충분히 갖춘 분이라고 평가한다”며 환영했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이 국민의 마음을 읽고 인선에 반영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안 후보자가 검찰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기대 이하”라고 혹평했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민의 눈물을 닦아줘야 할 시점에 오히려 내각과 청와대에 칼(검사 출신)을 들고 통치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지적했다.

새정치연합 내에는 안 후보자와 검찰 수사로 악연(惡緣)을 맺은 인사가 꽤 있어 안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고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지원 의원은 2003년 대북송금 사건을 주도하고 현대로부터 150억 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구속됐다. 이 사건 수사를 지휘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이 안 후보자였다. 박 의원은 안 후보자 지명 소식을 듣고 트위터에서 “박 대통령이 또다시 상명하복에 숙달된 검·육·관(검사, 육사, 관료) 인사를 했다. 청문회 통과가 난항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자와 함께 당대의 특별수사통 검사로 불리던 박주선 의원도 안 후보자가 대검 중수부장이던 시절 구속됐다. 현대건설 비자금 사건이다.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지낸 신계륜 의원은 2004년 대출업체 굿머니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안 후보자가 대검 중수부장 시절 사건이다.

새정치연합은 이와 함께 유임된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을 정조준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유세 도중 안 후보자 지명 소식을 전해 듣고 “김기춘 실장은요?”라고 물었다고 한다. 김 실장 교체 소식이 없자 실망했다는 뜻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총리 인선이 이뤄진 데 대해서도 “지나치게 정략적”이라는 불쾌한 반응이 터져 나왔다. 한편 안 후보자의 ‘친정’인 검찰에선 안 후보자의 지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선의 한 부장검사는 “‘국민 검사’로 불렸던 안 후보자 발탁은 그 자체만으로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본다”고 기대했다. 특별수사통 출신인 한 변호사는 “안 후보는 합리적 성격에 정무감각, 조정능력을 갖췄다”며 “정치인으로서의 자질도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영일 scud2007@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안대희#국무총리#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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