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무풍지대 中 베이징현대차의 기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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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27일 중국 베이징 시 순이 구 베이징현대자동차 제3공장에서 최종 품질검사를 통과한 완성차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판매량이 항상 생산량을 앞서 차량들은 생산되기 바쁘게 대형 트레일러에 실려 중국 전역으로 운송된다. 베이징현대차 제공
2013년 12월 27일 중국 베이징 시 순이 구 베이징현대자동차 제3공장에서 최종 품질검사를 통과한 완성차들이 출하를 기다리고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판매량이 항상 생산량을 앞서 차량들은 생산되기 바쁘게 대형 트레일러에 실려 중국 전역으로 운송된다. 베이징현대차 제공
2013년 12월 27일 중국 베이징(北京) 시 순이(順義) 구 베이징현대자동차 제3공장. 차체를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 양쪽에서 중국인 근로자들이 일사불란하게 부품을 조립하고 있었다. 10대 후반쯤의 앳된 얼굴도 보였다. 전광판에는 ‘99’라는 숫자가 선명히 찍혀 있었다. 실시간 가동률이 99%에 이른다는 뜻이었다.

2012년 9월 준공된 이 공장은 베이징 중심인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동북쪽으로 75km 떨어져 있다. 용지 면적이 145만 m²(약 44만 평)인 3공장은 당초 연간 생산량 30만 대 규모로 지어졌다. 그러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 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준공 후 두 달 만에 연산 15만 대 규모의 증설공사에 들어갔다.

1월 20일 신설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베이징현대차 1∼3공장의 연간 생산능력은 105만 대(1, 2공장은 각각 30만 대, 3공장은 45만 대)로 늘어난다. 서부내륙 제4공장(연산 30만 대 규모)까지 건설되면 베이징현대차의 연간 생산능력은 135만 대로 늘어난다. 3공장은 2012년 6월 양산을 시작한 뒤 2주일 만에 가동률 98%를 달성했다. 비결은 인력 운용의 유연성에 있다. 베이징현대차는 3공장을 지은 뒤 인력의 70%를 기존 1, 2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들로 채웠다. 새로 채용한 인력들은 1∼3공장에 고르게 재배치했다. 숙련된 인력의 전환 배치를 통해 새 공장에 대한 ‘적응 기간’을 최소화한 것이다.

근로자들은 정규 근무 8시간과 잔업 3시간을 더해 11시간씩 주야 2교대로 일한다. 조근희 베이징현대차 과장은 “1년에 두 차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평가를 한 뒤 등급에 따라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며 “직원 대부분이 출근시간보다 30분 미리 도착해 작업을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베이징3공장의 ‘HPV’(자동차 1대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는 16.5시간이다. 2012년 18.8시간에서 2.3시간을 더 단축했다. 현대차 국내공장의 HPV는 평균 28.4시간이다.

노동조합인 공회(公會)도 회사에 협조적이다. 왕젠핑(王建平) 베이징현대차 공회주석(한국의 노조위원장과 비슷한 역할)은 “기업이 우수한 업적을 내면 직원들은 좀 더 나은 복리를 누리고, 직원들이 부단히 노력해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다”며 “베이징현대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2002년 4월 베이징자동차와 합작사 설립에 관한 협상에 돌입한 현대차는 베이징현대차가 설립(10월)되기 전인 7월에 이미 생산라인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베이징자동차 트럭공장을 연간 5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승용차 생산라인으로 개조한 것이다. 덕분에 베이징현대차는 회사 설립 2개월 만인 그해 12월 ‘EF쏘나타’ 1002대를 생산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중국 자동차업계에서는 ‘현대 속도’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베이징현대차가 설립 11년 만에 ‘밀리언셀러(연간 100만 대 판매)’에 등극할 수 있었던 것도 빠른 의사결정이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많다.

베이징현대차는 2013년 11월 선보인 중국 전략형 준중형(1800, 2000cc) 모델 ‘밍투(名圖)’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초로 중국 시장만을 겨냥해 개발한 이 모델은 11월과 12월에 모두 1만6000여 대가 팔려나가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편종근 베이징현대차 이사는 “예전엔 ‘큰 차’만 좋아하던 중국인들도 이제는 차 성능과 품질에 관심이 높다”며 “밍투는 베이징현대차가 중국에서 폴크스바겐이나 GM을 추격할 수 있는 ‘첨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중국#베이징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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