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조용필콘서트 3일째 공연 전좌석 구매 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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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이상 장기가입자 초청행사… 서울-강남구-50대-남성 고객 많아
73%는 011번호 바꾸지 않고 사용

2일 오후 5시 중년의 팬들이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으로 속속 입장했다. 같은 장소에서 사흘째 이어진 국민가수 조용필의 콘서트 무대였지만 이날 무대는 앞선 이틀과는 달랐다. SK텔레콤은 이날 공연의 관람석 8000개를 모두 사들였다. 그리고 이 회사의 20년 이상 장기가입자들을 공연에 초청했다.

가장 싼 좌석이 7만7000원인 조용필 콘서트를 SK텔레콤이 통째로 사들인 건 이 가입자들이 SK텔레콤에 대한 충성도가 가장 높은 ‘1급’ 고객들이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20년 이상 장기 가입고객을 집계한 결과 모두 1만5361명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초기 휴대전화인 ‘카폰’(차량에 고정하는 이동전화)이 한국에 도입된 1984년부터 29년간 계속 SK텔레콤을 써 온 사람도 58명이나 됐다.

이들의 1인당 통화료는 다른 가입자들과 비슷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충성도는 남다르다. 이들이 ‘011’이라는 SK텔레콤의 국번에 대해 갖고 있는 애착이 대표적이다. 국내 휴대전화 사용자의 약 80%는 2004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한 010 국번을 갖고 있다. 그런데 SK텔레콤의 20년 이상 장기 가입자들은 73.5%가 여전히 011의 국번을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 장기 가입자들의 표준형을 뽑아 보면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011 국번의 스마트폰을 쓰는 56세 남성’이다. 연령별로는 50대(53.9%)가 절반 이상이고, 60대 이상이 22.7%를 차지한다. 성비(性比)도 남녀가 거의 반반인 일반 가입자와 달리 남성이 73.8%에 이른다. 서울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 거주자가 전체 장기 가입자의 10%를 차지한다.

SK텔레콤 김영섭 제휴사업본부장은 “오랜 기간 충성도를 유지해 온 고객들이 회사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도록 특별한 혜택을 주는 건 회사가 당연히 취해야 할 정책”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방식으로 장기 고객을 감동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SKT#조용필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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