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김해숙 “‘도둑들’ 최동훈 감독, 나의 로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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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6일 0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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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해숙. 사진|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배우 김해숙. 사진|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영화 ‘도둑들’을 하고 나서 섹시하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정말 기분 좋다.”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만난 배우 김해숙(57)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영화 ‘도둑들’의 ‘씹던껌’ 역을 통해 ‘국민 엄마’라는 수식어를 잠시 내려놓은 김해숙은 한껏 들떠 있었다.

김해숙은 “ 내가 비록 중년 배우이지만 나에게도 여성스럽고 섹시한 모습들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늘 갖고 있었다. 그 와중에 ‘씹던껌’을 만나 내 안에 숨겨진 모습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해숙은 영화 ‘도둑들’에서 오랜만에 첸(임달화)과 달달한 로맨스를 선보였다. 김해숙은 “영화 대사처럼 거의 10년 만에 멜로 연기를 한 것 같다”며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도 정말 설렜다”고 밝혔다.

‘엄마’가 아닌 ‘여자’로 돌아온 김해숙. 그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도둑들’의 거침없는 흥행 덕분인지 인터뷰 내내 밝은 분위기가 이어졌다.

▶ “최동훈 감독, 나의 로망이었다”

-영화 ‘도둑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관객 수 1000만을 돌파 할 것 같다. 영화가 잘 되서 기분이 좋다.”
(실제로 ‘도둑들’은 15일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에 출연해왔지만, 이런 반응을 얻기는 처음인 것 같다. 더군다나 영화에서 맡은 역할도 ‘엄마’가 아닌 섹시한 도둑 아닌가

“나도 색다른 경험을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정말 새로운 느낌이다. 나는 그동안 엄마였는데, 멋진 도둑으로 변신해 있으니까. 어떤 분은 나에게 섹시하다고까지 하더라. 젊은 배우들이나 누릴 수 있는 그런 찬사를 들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들었던 생각은 무엇인가.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을 발견한 느낌이었다. 이렇게 매력적인 캐릭터가 드디어 나타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좋았다. 정말 매력적인 캐릭터다.”

-최동훈 감독과의 첫 작업인데, 호흡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최동훈 감독은 나의 로망이었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만 나오면 배우들이 달라지는 것 같다. 배우들의 숨겨진 모습들을 잘 끄집어내는 것 같다. 내가 비록 중년 배우이지만 나에게도 여성스럽고 섹시한 모습들이 있는데, ‘그런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 와중에 ‘씹던껌’을 만나 내 안에 숨겨진 모습들을 관객들에게 보여준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내가 맡은 캐릭터 ‘씹던껌’을 사랑하니까 모든 장면들이 다 소중하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으라면, 영화 초반에 전지현과 박물관에서 물건을 훔치는 연기를 한 거랑 ‘팹시’(김혜수)랑 술을 마시며 얘기하는 장면, 그리고 임달화 씨와 함께 했던 키스신이 기억에 남는다.”

김해숙. 사진|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김해숙. 사진|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 “화장실-화장대에 임달화 사진 붙여 놓고 죽음의 다이어트 했다”

- 임달화 씨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는지.

“처음에는 말도 안 통해서 어떻게 연기 하나 걱정했는데, 임달화 씨를 처음 보는 순간 눈빛으로 통했던 것 같다. 호흡도 잘 맞았다. 마지막에 스위트룸에서 애정신을 찍을 때는 정말 떨렸다. 정말 울 것 같았다.”

-영화 ‘도둑들’의 출연 배우들이 모두 다이어트를 한 걸로 알고 있다. 김해숙 씨도 다이어트를 했는지.

“죽음의 다이어트를 했다. 음식 먹는 것을 사랑하는데, 그거를 참아야 하니까 정말 힘들더라. 영화 들어가기 전 10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었는데, 2달은 먹고 싶은 음식 실컷 먹고 8개월 동안 다이어트를 했다. 우선 자극을 받기 위해 임달화 씨 사진을 뽑아서 화장실 거울과 화장대에 붙여 놨다. 그 분이랑 연기를 해야 하는데, 살찐 내 모습을 상상하면 자존심이 상하더라. 그 사진이 다이어트를 하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

▶ “딸이 연예계 일을 하지 않아 정말 다행이다”

-자녀들도 영화 ‘도둑들’을 봤다고 들었다

“딸이 ‘영화 정말 재미있게 봤다. 또 엄마가 너무 멋졌다’고 말해줬다. 흐뭇해하는 것 같았다.”

-자녀들이 연기자가 되는 것에 관심을 갖지 않았나.

“딸이 연예계 일을 안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엄마의 입장에서는 딸이 고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기 때문에 연예계일을 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딸이 대학생일 때 연예인 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봤는데, 자기는 연예인 힘들어서 하기 싫다고 말 하더라. 지금은 그냥 자기 인생을 잘 살고 있다.”

-연기자로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내 인생도 그렇고 배우의 길도 마찬가지고, 영원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항상 지금 내가 하는 일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배우라는 이 일은 내가 너무 사랑하는 일이고, 이 길은 이미 내 인생이 됐기 때문에 기차길처럼 내 인생과 함께 가는 것 같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계속 길을 걸어가고 싶다. 끝은 없다고 생각한다.”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사진|동아닷컴 오세훈 기자 ohhoon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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