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 김혜수 “다크나이트도 좋지만 도둑들 먼저 봤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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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31일 10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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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김혜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배우 김혜수(42)가 섹시한 금고털이범으로 돌아왔다. 25일 개봉한 영화 ‘도둑들’에서 김혜수는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인간적인 도둑 ‘팹시’ 역을 맡았다. 팹시는 겉으로 보면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도둑이지만, 알고 보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배신의 상처를 안고 사는 비련의 여주인공이다. 영화 ‘타짜’에서 보여줬던 팜므파탈 이미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영화 속 다른 도둑들은 세속적인 욕망을 실현하거나 눈앞에 있는 것을 얻기 위해 애쓰는데, 팹시는 욕망의 선이 다른 지점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팹시는 아주 정직한 캐릭터이고 뭔가 향수를 자극하죠. 시나리오를 다 보고 난 후 마음에 잔상이 남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런 아련함이 팹시라는 캐릭터의 가장 큰 매력이지만 김혜수는 “‘이 매력을 어떻게 표현해 야 할까’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영화 출연 여부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시나리오 자체가 아주 치밀하게 만들어 져서 반응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팹시라는 역은 ‘조금 힘들겠다’는 느낌을 먼저 받았어요. 열심히 해도 티가 안 날 것 같다고 표현해야 되려나? 조금 모호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대사와 액션을 덜어내고 캐릭터 자체에 몰입을 해야 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도전이었던 것 같아요.”

흥행에 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김혜수는 ‘흥행보증 수표’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최동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과 철저한 상업영화로서 관객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흥행의 가능성이 높다는 쪽에 무게를 뒀다.

“제가 흥행에 대한 감각이 꽝이라서, 제 영화 뿐 아니라 다른 사람 영화도 흥행을 판단 할 수 있는 그런 현실적인 감각이 떨어지는 편이에요. 하지만 영화 촬영할 때 배우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이 영화 정말 재미있겠다’, ‘관객들이 정말 좋아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혜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김혜수.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김혜수의 엄살이었을까. 영화는 거침 없이 질주하고 있다. 개봉 6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금의 추세라면 700만을 넘어 1000만 관객 동원까지 노려볼 만하다. 또 하나의 흥행영화로 남을 가파른 흥행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영화 ‘다크나이트’와 ‘도둑들’의 대결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영화 ‘다크나이트’도 좋은 영화죠. 꼭 저희 영화만 보라고 강요하고 싶지는 않아요. 보고 들을 게 많아질수록 대중들의 감성 또한 풍부해 지는 것 같아요. 다만 ‘다크나이트’와 ‘도둑들’ 중 무엇을 먼저 선택했느냐는 중요한 것 같아요. 관객들의 첫 번째 선택이 ‘도둑들’이 되길 바랍니다.”

영화에서는 김윤석과 김혜수의 로맨스도 빼 놓을 수 없다. ‘도둑들’에서 김윤석과 김혜수의 로맨스는 후반부 극의 전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최동훈 감독은 이들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들이 과거에 얼마나 서로를 좋아했는지, 팹시는 마카오 박(김윤석)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 그저 김혜수와 김윤석, 두 배우 사이의 긴장감과 서로를 바라보는 눈빛으로 이들의 사랑을 짐작할 뿐이다.

“사실 김윤석 씨와 좀 더 농밀한 신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감독님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수위가 딱 거기까지였던 것 같아요. 설명적이거나 부연을 붙이지 않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게 마카오박과 펩시가 취해야 하는 방향인 것 같아요. 그런데 팹시만 놓고 보면 좀 아쉽기도 하죠. 팹시를 좀 더 많이 보여주고, 마카오 박과의 관계를 더 만족도 높게 표현할 수도 있었는데, 조금 아쉬워요.”

어느덧 40대가 된 김혜수는 결혼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저는 이상형이 없어요. 결혼에 대해서도 딱히 정해 놓은 게 없죠. 어렸을 때는 당연히 결혼하는 줄 알았는데 막상 살아보니 생각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결혼에 대해 한 번도 내 문제라고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결혼에 대한 제도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냥 결혼을 못한 건 아니고, 결혼을 할 수도 있는데 아직까지는 안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언젠가는 할 수도, 어쩌면 안 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웃음)”

마지막으로 영화 속에서도 멋진 몸매와 외모를 자랑하는 김혜수에게 변함없는 미모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물었다.

“저는 익숙한 여배우에 대한 애정, 익숙함에서 오는 아름다움 인 것 같아요. 솔직히 안 예쁜 여배우는 없잖아요. 다만 미모라는 게 자기 표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쁘게 봐주려는 시선이 있으면 예뻐 보이는 게 아닐까요.”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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