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균 前정책실장 “신정아 사건, 盧정부에 치명타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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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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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서 ‘노무현의∼’서 첫 심경 토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참회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재평가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바다출판사 제공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인 참회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재평가의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바다출판사 제공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63)이 ‘신정아 사건’에 대해 “내 생애 유일한 시련이었으며 가장 큰 고비였다”고 밝혔다. 변 전 실장은 10일 펴낸 저서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바다출판사·사진)의 서문과 후기를 통해 “이 사건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그토록 치명타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가 신정아 사건에 대해 직접 소회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신정아 사건이란 2007년 신정아 씨(40)가 동국대 교수 임용 및 광주 비엔날레 총감독 선임 과정에서 변 전 실장에게 청탁을 했다는 혐의 등으로 두 사람 모두 검찰 수사를 받고,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이 내연 관계임이 드러난 사건이다.

변 전 실장은 책에서 신 씨를 ‘신정아 씨’라고 표현했고, “법원에서 신정아 씨와 관련된 문제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고 강조했다. 또 신정아 사건이 ‘개인적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신정아 사건이) 나의 불찰이고 뼈아픈 잘못이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참혹할 줄 몰랐다는 게 더 큰 불찰이고 잘못이었다. 정치적 사건으로 악용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 “노 대통령이 봉하에 한 번 들르라는 전갈을 줬지만, 도저히 뵐 낯이 없어 가지 못했다. 이젠 노 대통령에게 참회할 방법이 없으니 평생 죄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책을 쓴 이유도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참회의 마음 때문이라고 했다.

변 전 실장은 2007년 가을 신정아 사건으로 사표를 냈던 날 노 전 대통령과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그는 “노 대통령은 ‘제일 상처를 받을 사람이 부인이니, 부인을 잘 위로해 드리라’고 했다. 다음 날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에게 부탁해 아내를 따로 불러 격려했다. 근거 없는 ‘소설’이 난무할 때 마지막까지 나를 지켜주고 이해해준 사람은 노 대통령과 아내였다”고 술회했다.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은 2003년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 기획예산처 장관과 대통령정책실장 등을 지내며 참여정부의 경제 정책을 지휘했던 저자가 노 전 대통령의 경제관과 복지관을 재조명한 내용을 담았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진보도 보수도 아니었다”며 “마음속으로 늘 진보를 꿈꿨을지 모르지만 정책 결정의 책임자로서 그가 가졌던 유일한 기준은 합리적 실용주의였다”고 평가했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변 전 실장은 2009년 1월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집필 활동에 몰두해 왔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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