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압수수색’ 회오리]서울북부 - 서부지검은 ‘제2, 제3의 중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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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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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인사때 ‘특수통’ 대거 배치… 동시다발 사정수사 이끌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C&그룹 수사를 필두로 일선 검찰청까지 정치권과 대기업을 겨냥해 동시다발로 파상 수사를 벌이고 있는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7, 8월 검사장급 및 검찰 중간간부 정기인사에서 이른바 ‘특별수사통’들이 서울지역 일선 지검에 대거 배치되면서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올해 상반기 한명숙 전 국무총리의 5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 1심 무죄 판결의 여파로 1년 넘게 제대로 된 특별수사를 하지 못했던 검찰은 명예회복을 위해 ‘검증된 특수통’들을 최일선에 전진 배치했다.

청목회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이창세 서울북부지검장은 앞서 창원지검장으로 근무하면서 SLS그룹 비자금 의혹 수사를 지휘해 이국철 SLS그룹 회장, 진의장 전 경남 통영시장 등 10여 명을 기소하는 성과를 냈다. 이 지검장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조은석 차장도 서울지검 특수부와 대검 중수부 연구관 등을 거치며 나라종금 비리사건 등을 파헤쳐 안희정 충남지사 등을 기소했던 정통 특수통이다.

한화그룹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서부지검의 라인업도 만만치 않다.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은 2004년 대검 중수1과장 때 여야 대선자금 수사를 끝까지 밀어붙였다. 봉욱 차장은 원래 ‘기획통’으로 분류됐지만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장, 대검 공안기획관을 거치며 다양한 현안을 무난하게 처리해 수사 능력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김홍일 대검 중수부장과 이창세, 남기춘 지검장이 사법연수원 15기로 동기이며, 특별수사를 실무적으로 지휘하는 대검 수사기획관과 서울중앙지검 3차장 및 서울지역 4개 지검의 차장들 역시 모두 19기 동기들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경쟁의식이 작용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반면 최근의 전방위 수사 양상이 검찰 안팎의 상황 때문에 빚어진 우연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검사 향응·접대’ 의혹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9월까지 이어진 데다 이후 국회 국정감사 일정이 이어지면서 검찰로서는 큰 수사를 시작하기 여의치 않았다. 이 때문에 각 일선 검찰청이 수개월씩 물밑에서 내사를 해온 사건들이 동시다발로 터져 나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대검 중수부와 서울북부, 서울서부지검의 수사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의 특별수사 전담부서들과 다른 재경 지검들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끝난 이후에는 본격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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