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간 총리직 유지]한일관계 어떻게 될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9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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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궤 반환’ 등 친한 내각 이어갈 듯

간 나오토 일본 총리가 민주당 대표선거에서 압승을 거둠에 따라 간 내각의 기존 정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과 정책면에서 차이점이 드러났지만 당내 입지를 확실히 굳힘으로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명분까지 얻게 됐다.

우선 한일 외교는 별다른 변화 없이 지금까지의 우호적 관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간 총리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누차 강조해온 데다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총리 사과담화까지 냈던 만큼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한국 외교가에서도 ‘간 총리-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오카다 가쓰야 외상’은 일본 역대 정권 가운데 최상의 친한(親韓) 내각으로 평가된다.

무엇보다 당 대표 경선 국면에 들어가면서 논의가 미뤄졌던 조선왕실의궤 등 우리 문화재의 반환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간 총리는 담화에서 조선왕실의궤 등의 반환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인 반환 시기와 대상 범위에 대한 논의는 경선 후로 미뤄져 왔다. 주무 부처인 외무성의 오카다 외상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인도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문화재 반환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재일 한국인 등 영주 외국인의 지방참정권 문제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 이견이 만만치 않아 조기에 결정을 내리기 어렵지만 간 총리 등 각료 대부분은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일 관계는 오키나와(沖繩) 후텐마 미군기지 이전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미일 동맹을 중시하는 간 총리는 후텐마 기지도 오키나와 내 나고(名護) 시 헤노코(邊野古)로 이전하기로 한 기존 미일 합의를 존중하는 입장이지만 오키나와 내 반발이 만만치 않다. 엔화 가치 급등, 주가 하락, 경기이중침체 우려 등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점도 간 총리에게는 정국 운영에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간 총리는 국민생활복지 개선 못지않게 재정 건전성을 중시하지만 국내 경제 사정이 워낙 좋지 않아 국채발행 억제 등 재정건전화 원칙을 고수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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