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 재보선]서울 은평을/몸 낮춘 李 ‘지역 일꾼론’ vs 목청 높인 張 ‘정권 심판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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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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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28 재보선 열전 현장 8곳을 가다李, 당 지원 거절… 사무실 폐쇄하고 1人유세張“4대강 중단” 공세… 손학규-정동영 힘보태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28 재·보궐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은평을의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16일 불광동에서 선거팀과 ‘길거리 전략회의’를 했고(왼쪽 사진), 민주당 장상 후보는 이날 갈현동의 녹색가게를 찾아 어린이옷을 살펴봤다. 이종승 기자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7·28 재·보궐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서울 은평을의 선거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16일 불광동에서 선거팀과 ‘길거리 전략회의’를 했고(왼쪽 사진), 민주당 장상 후보는 이날 갈현동의 녹색가게를 찾아 어린이옷을 살펴봤다. 이종승 기자
《서울 인천 강원 충청 등 전국 8곳에서 치러지는 7·28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총력전을 펴고 있다. 새 지도부로 진용을 정비한 한나라당은 ‘지역일꾼론’과 ‘정책선거론’을 내세워 6·2지방선거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겠다며 당력을 쏟아 붓고 있다. 민주당 등 야권은 지방선거에 이어 ‘정권심판의 완결판’으로 만들겠다고 벼르고 있다. 민간인 불법 사찰, 여권 비선(秘線)조직의 인사개입 논란, 투표율 등이 핵심 변수로 꼽히는 가운데 여야는 민심의 향배를 주목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 은평을을 비롯해 격전지를 둘러봤다.》

“초심으로 돌아와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이재오 한나라당 후보)

“민심을 무시하는 정권, 더 큰 심판이 약입니다.”(장상 민주당 후보)

한나라당 이재오 후보는 16일 오전 5시 홀로 자전거를 끌고 서울 은평구 구산동의 자택을 나서 은평뉴타운을 향해 달렸다. 그는 동행한 기자에게 “은평뉴타운은 새로 생겨서 자주 다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은평구는 박석고개를 기준으로 은평뉴타운이 들어선 지역(불광, 진관동)과 개발이 더딘 지역(갈현, 대조동)으로 나뉜다. 은평뉴타운은 젊은층이 많이 입주해서 이 후보가 자주 찾았던 다른 지역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 후보는 자전거로 은평뉴타운을 두 시간가량 돌며 주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지하철 구파발역으로 옮겨 출근길 시민들을 만났다.

이달 초 선거사무실을 사실상 폐쇄한 그는 이날 오전 10시 반경 불광동 거리에서 참모들과 노상 선거대책회의를 열었다. 이 후보는 선거운동원들에게 “다들 혼자 다녀라. 뭉쳐 다니면 진정성이 없어 보인다. 자가용을 타지 마라. 식사는 5000원 이하의 저렴한 음식으로 해결하라”는 등의 당부를 했다. ‘정권 2인자’라는 꼬리표를 의식해서 철저하게 ‘낮은 자세’로 일관한다는 다짐이다. 당 지도부의 지원 사격도 거절하고 있다. 여권의 각종 공세에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앞으로도 ‘게릴라식 노상회의’를 하면서 하루 40km에 이르는 골목길 유세에 나설 계획이다.

민주당 장상 후보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두 시간 동안 손학규 상임대표와 함께 연신내역과 구파발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을 만났다. “다른 사람의 선거는 여러 차례 도왔으나 내 선거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장 후보는 선거송을 따라 부르고 시민들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넸다. 점심시간에는 역촌2동 역촌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해 한 시간 동안 배식을 하고 설거지를 했다. 이어 정동영 상임고문과 함께 국내 최대 부랑인 시설인 ‘은평의 마을’을 찾아 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던 원생 200여 명과 일일이 악수했다. “당선되면 복지예산을 더 확보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모두 11건의 일정을 소화하는 강행군을 하면서 “이명박 정권은 이미 심판받은 4대강 사업을 강행하고 있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이 정권은 계속 군림하려 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규 민주노동당 후보와 공성경 창조한국당 후보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중단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았다. 천호선 국민참여당 후보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함께 거리 유세에 나섰다. 금민 사회당 후보는 기본소득제 도입을, 안웅현 통일당 후보는 공교육 활성화를 주요 선거전략으로 내세웠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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