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우리 도우려다가… 왜 이런 비극이 또…”

동아일보 입력 2010-04-03 03:00수정 2010-04-0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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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실종자 가족들, 쌍끌이어선 사고 충격]
현장 가는 실종자 가족 대표들 천안함 침몰 사건 실종자 가족 대표 10명이 2일 오전 백령도 사곶천연비행장에 착륙한 시누크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수색작업을 지켜보기 위해 백령도로 간 이들은 “생존자가 모두 구조되고 희생자와 선체 인양이 완료될 때까지 현지에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령도=전영한 기자
2일 백령도 해역에서 실종자 수색 작업을 도운 기선저인망 어선이 실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경기 평택시 해군 2함대사령부에 있는 천안함 실종자 가족들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가족들은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순직한 한주호 준위에 이어 2번째 불상사가 일어나자 “왜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지 모르겠다”며 침통해했다.

실종자 가족 박모 씨(36)는 “수색작업 중에 그런 건 아니지만 끝나고 복귀하던 길에 실종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일이 자꾸 생기면 안 되는데 상황이 자꾸 안 도와준다. 수색작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자꾸 이런 일을 당하니 안타깝다”고 말했다.

천안함 침몰사건 현장에서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홍웅 씨(26)는 “어선이 구조대에 참가했으면 수시로 구역을 정해주고 안전 여부를 점검해야 하는 것 아닌가. 구조자들이 좋은 의도에서 나서서 참여한 건데 변을 당해 안타깝다. 그런 기본적인 안전조차 지키지 못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정국 천안함 실종자가족협의회 대표(39)는 “뉴스를 봤는데 아직 보고받은 건 없다. 국방부에서 아직 연락 온 게 없다”고 답답해했다. 이 대표는 “가족들이 같이 방송을 봤는데 다들 반응이 안 좋다. 일단 상황을 지켜 봐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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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만에 날씨가 개면서 군의 실종자 수색이 재개된 이날 기선저인망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실종자 가족들은 다소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었다. 실종자 이창기 원사(41)의 형 이성기 씨(46)는 “며칠째 진척이 없자 다들 많이 지쳐서인지 생활관이 조용했다”며 “하지만 구조작업이 재개된다는 말에 다들 희망을 되찾았었다”고 숙소 분위기를 전했다.

전날 해군 측에 사건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하고 민간구조봉사대와의 만남을 추진하기도 했던 실종자가족협의회도 2일 기자 브리핑에서 “해군의 수색작업을 전폭적으로 믿고 의지하기로 했다”며 한층 가라앉은 분위기로 해군의 수색 재개를 반기는 뜻을 밝혔다.

사고현장 수색 참관을 원한 가족 대표 10명은 이날 오전 군용헬기를 타고 2500t급 ‘성인봉함’에 내렸다. 오후에는 또 다른 가족 44명이 1200t급 초계함 ‘부천함’을 타고 바다로 나갔다. 실종자 이상준 하사(21)의 형수 하은경 씨(42)는 “사건 이후 어머님이 며칠째 식사도 못하고 잠도 제대로 못 자 기력이 없으신데 ‘아들 있는 바다라도 보겠다’고 백령도로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셨다”며 “그런 게 부모 마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참관단은 광양함에서 숙식하며 독도함과 참수리정 등을 타고 수색작업을 지켜볼 예정이다.

맑아진 날씨와 함께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도 답지했다. 경기도의료원 수원병원은 1일부터 함대 내에 내과와 한방진료실을 설치했다. 사흘 전 울다 지쳐 실신하기도 했던 실종자 김동진 하사(19)의 어머니 홍수향 씨(45)는 “정문에서 들어오다 다리를 접질렸는데 파스와 약을 바로 처방받았고 잠을 못 자 신경안정제도 얻었다”고 말했다. 2일에는 포승국가공단 상가번영회에서 피로해소제 600병을 보내왔다. 번영회 이원헌 회장(42)은 “지친 가족들과 구조대원들에게 뭔가 주고 싶다는 의견이 모여 피로해소제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고마운 일”이라면서도 “사실 마음이 아파 생긴 병인데 실종자들만 무사히 돌아오면 싹 나을 것 같다”며 생환을 간절히 바랐다.

평택=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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