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한 트럼프, 전세계에 10% 관세 카드 꺼냈다…“즉시 발효”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21일 08시 39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무효 판결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법을 통해 전 세계를 상대로 10%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에 서명했다. 미 대법원이 의회의 권한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이 아닌 미국이 다른 국가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법 카드를 꺼내들었다.

● 트럼프 “세계에 10% 관세 부과에 서명”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루스소셜을 통해 “저는 방금 백악관 집무실에서 모든 국가에 대해 10%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에 서명하게 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내용은 거의 즉시 발효될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법에 따라 150일 동안 미국으로 수입되는 물품에 대해 10% 종가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 임시 수입관세는 미국 동부 표준시간 기준 24일 오전 12시 1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조치는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10% 추가 관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대법원 판결 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법원이 잘못 거부한 새로운 대안들을 대체할 다른 대안들이 이제 사용될 것”이라며 “이미 부과되고 있는 일반 관세 외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대법원 판결로 IEEPA를 근거로 한 상호관세가 모두 무효가 되면서 이를 대체할 수단으로 무역법과 무역확장법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무역법 122조는 대통령이 ‘크고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 등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5%, 최장 150일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통한 관세 부과와 함께 무역법 301조에 근거한 관세 조사를 새로 시작하도록 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의 무역을 제한하거나 부담을 주는 외국 정부의 부당하고 불합리한, 차별적인 행동, 정책, 관행에 관세 부과 등을 통해 대응할 권한을 행정부에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철강과 자동차에 대한 품목관세 근거로 활용되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해 품목관세 적용 대상을 확대할 것도 시사했다.

● 美대법 판결에…백악관 ‘KEEP CALM AND TARIFF ON’

@WhiteHouse X 캡처
@WhiteHouse X 캡처
앞서 미 연방대법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가 위법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관세 등 조세 권한을 의회의 고유 권한으로 판단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활용해 각국을 상대로 부과한 관세 정책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IEEPA는 대통령이 ‘비상하고 엄청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경우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면서 수입 등 외국과의 교역 거래를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대통령에 부여했지만, ‘관세 조정’ 권한은 명시돼 있지 않다. 대법원은 이 ‘규제’ 권한만으로 대통령이 지금과 같은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법원 판결 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매우 실망했다. 좋은 소식은 이 끔찍한 판결을 한 대법원 전체와 의회도 인정하고 IEEPA에 따른 관세보다 강력한 수단, 방법, 법규, 권한이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수년간 우리를 속여온 외국인들은 환호하며 춤을 추고 있지만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며 “법원은 외국의 이해관계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은 정치 운동에 흔들린 것 같다”고 했다.

미국 백악관은 대법원의 판결 직후 “KEEP CALM AND TARIFF ON(평정심을 유지하고 관세를 부과하라)”이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 한 장을 X(옛 트위터)에 게재했다.

이는 영국 정부가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기 몇개월 전 영국 시민들을 안심하기 위해 “KEEP CALM AND CARRY ON(평정심으로 유지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라)”을 적은 포스터를 본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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