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로 국민 선동했는데 악의 없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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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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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동석 당시 협상대표 “매국노로 몰아… 명예훼손 명백”

PD수첩 보도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고소한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법정을 나오면서 취재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PD수첩 보도로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고소한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이 법정을 나오면서 취재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2008년 당시 한미 쇠고기 협상 한국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민동석 전 농림수산식품부 농업통상정책관(현 외교안보연구원 외교역량평가단장)은 20일 오전 11시 PD수첩 사건 1심 선고가 내려진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에 나와 방청했다. 그러나 무죄가 선고된 직후 법정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한국 사법부의 수치스러운 날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 뒤 한동안 멍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민 전 정책관은 이어 오후 2시 법원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PD수첩이 조작, 왜곡 방송으로 사회적 혼란을 일으키고 대한민국을 국제적인 웃음거리로 만들었는데도 무죄를 선고한 것은 사법부가 이념에 휘둘렸기 때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언론이 합리적인 이유로 정부를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지만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선동하는 것조차 악의가 없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판사가 ‘광우병소가 주저앉지 않느냐’며 PD수첩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는 기침하는 사람은 모두 결핵환자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또 “인간광우병이 가장 많은 나라가 영국인데도 한국인만이 광우병에 취약한 유전자를 가진 것처럼 보도한 것도 악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민 전 정책관은 “피를 말리는 협상에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해 참여했지만 결국 의도적인 방송 편집의 희생자가 됐고, 방송 이후 ‘매국노’로 집단 매도를 당했는데도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편향된 판결을 하는 판사는 법조계에서 퇴출시키는 탄핵소추 운동을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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