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모린 다우드]“간디도 못 받은 상을…”

  • 입력 2009년 10월 13일 0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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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금요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을 듣고 매우 화가 났다. 그는 자신만큼이나 화가 난 한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다.

클린턴: 안녕하세요, 접니다. 이번 일은 아주 미친 일이야. 믿을 수 있소?

W(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지칭): 절대 아니지.

클린턴: 첫 번째는 융통성 없는 카터였어. 그리고 고어였지. 이번엔 취임한 지 며칠 안 된 사람이 노벨 평화상을 받는다고. 다른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화학적 작용이 그가 가진 모든 것이기 때문에 그는 노벨 화학상을 받았어야 했어. 오바마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정말 못 견디겠어.

W: 화를 내야 할 사람은 나요. 내 얘기를 들어보소. 이번 노르웨이의 결정은 사실 오바마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 이번 일은 세계의 좌파가 내 유산에 먹칠을 하려는 또 다른 방식이야. 오바마가 얼마나 특별한지를 설명한 노벨 평화상 성명의 쓰레기 같은 말은 아버지 세대가 선호했을 법한 다자 외교와 대화, 협상을 생각나게 하지. 또 노벨위원회 멍청이들은 좌파야. 오바마라는 신참은 나와 같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써 상을 받았어. 그가 나 없이 뭘 할 수 있었을까.

클린턴: 좋소. 하지만 당신은 노벨 평화상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잖아. 전시 대통령이었고 이를 자랑스러워했어. 나는 오랜 시간 아라파트의 어리석은 짓을 인내해야 했어. 그러나 이것만으론 노벨 평화상을 받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생각해. 내 생각에는 보스니아의 인종청소를 끝장낸 것도, 북아일랜드에 평화를 가져온 것도 노벨상 수상에는 부족했지.

W: 진정해요.

클린턴: 만약 나에게 상을 주지 않을 거라면 적어도 중국 인권운동가나 이란의 반정부시위 지도자, 콩고의 에이즈 예방 활동가, 보노 등에게 줬어야지.

W: 그래 보노도 괜찮지.

클린턴: 그렇게 했다면 착한 사람에게는 더 좋고 악한 사람들에게 더 힘든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됐을 거야. 노벨 평화상이 수다에게 주어지다니. 나도 말을 더 잘하도록 노력했어야 했어.

W: 화가 나는 일이라는 데 동의해. 이런 점도 봐야 해. 모든 사람이 오바마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노벨상을 받는 것을 비웃고 있어.

클린턴: 오바마가 가져온 유일한 평화는 탈레반, 러시 림보,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모두가 오바마는 신뢰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믿도록 만든 거지.

W: 그는 결단을 내리는 사람이 되기를 원치 않고 있어. 그는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오바마가 상을 받게 되면 그동안 그가 무엇을 했는지를 상기시킬 거야.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더 많은 병력을 보낼 결정을 내려야 할 때, 탈레반이 공세를 강화할 때, 아니면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위해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다 마치 그를 조롱하는 듯이 백악관 집무실에 매달려 있는 대형 메달을 바라보게 될 거야.

클린턴: 아마도 당신 말이 맞을 거야. 키신저는 받았으나 간디는 받지 못한 노벨 평화상은 애완동물이 먹는 통조림만 한 가치도 없기 때문이지. 만약에 간디가 키신저에게 밀렸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프렌치프라이를 먹거나 여자를 따라다니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냈을지 몰라.

모린 다우드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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